현대차·기아, 美 역대 2월 최다 판매…‘IRA 영향’ 전기차는 줄어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신형 아반떼의 전면 모습. [현대차 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차그룹이 전년 동월 대비 16.2% 상승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미국 현지에서 2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현지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로 전기차 판매량은 감소했다.

2일 현대차·기아 미국 법인 실적 발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전년 동월대비 9.6% 증가한 6만1252대(제네시스 4208대·20.9%↑), 기아는 23.7% 증가한 6만859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총 판매량은 12만2111대(16.2%↑)로 집계됐다.

글로벌 반도체 수급 사정이 개선되기 시작한 지난해 8월 기준으로 7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다. 특히 역대 2월 기준 최다 판매치 기록을 경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기아 양사 모두 2월 월간 판매량 6만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일반적으로 1~2월은 연간 판매량이 가장 적은 시기임에도 의미있는 실적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솔린 모델의 경우 현대차는 세단이, 기아는 핵심 RV(레저용차량)의 판매량 증가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현대차 아반떼는 전년 대비 52.8%, 쏘나타는 41.8% 판매량이 증가했다. 기아는 카니발 85.2%, 스포티지 276.2%, 쏘렌토 26.6%의 판매량 증가를 보였다. 제네시스는 GV80(51.0% 증가), GV70(29.8% 증가)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하이브리드(HEV) 모델의 판매량도 늘었다. 전체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9.7% 늘어난 1만2944대를 기록한 가운데 현대차 아반떼 HEV는 1789대(179.5%↑), 싼타페 HEV 1661대(70.2% ↑) 판매량을 올렸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최고경영자(HMA CEO)는 “올해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 등에서) 고무적인 실적을 얻으면서 올해 모멘텀을 얻었다”면서 “딜러 파트너들의 소매판매를 지원하고, 생산을 계속 하면서 판매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기뻐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다만 미국 내 보조금 지급 문제가 논란이 된 전기차는 14.1% 감소한 5091대에 머물렀다. 특히 EV6로 대표되는 기아의 전기차는 31.4%라는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다.

아이오닉5와 EV6, GV60 등 현대차그룹의 전용 플랫폼 E-GMP가 전용 전기차 합산 판매는 지난달까지 5만1천549대를 기록하며 5만대를 넘었다. 이는 2021년 말 아이오닉5 투입 후 2년여만이다.

한편 이날 실적 공개는 현대차그룹과 토요타·혼다·쓰바루·마츠다 등 미국 현지에서 판매 중인 아시아계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토요타는 지난 2월 15만8709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4% 하락했고, 혼다는 8만3247대(1.4%↓)로 부진했다.

토요타는 RAV4(13%↓), 4Runner(50%↓), 혼다는 어코드(Accord·18%↓), 파일럿(Pilot·11%↓)등 등 주력 차종의 판매량 부진에 영향을 받았다. 혼다 미국법인은 대변인을 통해 “핵심 모델의 판매가 여전히 반도체 공급 차질과 물류 문제로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2월에 약 3만3000대의 자동차가 미국 현지에 상륙한 만큼 3월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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