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조폐국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연방조폐국(USM)이 발행하는 25센트(쿼터) 동전에 처음으로 한국계 인물의 얼굴이 새겨진다.
3일 미주중앙일보와 USM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 여성 장애인 인권운동가 스테이시 박 밀번(Stacey Park Milburn)이 25센터 동전 뒷면에 새겨질 예정이다.
원래 25센트 동전에는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데, USM은 2022~2025년까지 4년간 미국 여성계에서 업적과 공헌도가 큰 인물을 기리기 위해 25센트 주화 뒷면에 얼굴을 새기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USM은 지난달 17일 5명을 선정해 발표했으며, 밀번 씨는 그 중 한명이다.
밀번 씨는 1987년 서울에서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자랐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근육 퇴행성 질환인 선천성 근이영양증을 앓았고, 장애인 인권 운동에 뛰어들게 됐다. 그는 학교에서 장애인 역사 교육 과정을 가르치도록 하는 노스캐롤라이나 법안을 만드는데 기여했고,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그를 장애인협회 위원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2014년 오바마 행정부의 직속 기관 지적장애인위원회에서는 장애인 정책 자문 위원으로 일했다.
암 투병 중에도 열정적으로 활동한 그는 생일인 2020년 5월 19일 세상을 떠났다.
한국계 미국인인 스테이시 박 밀번 [온라인 캡처] |
동전에 여성 얼굴을 새기는 이번 프로젝트는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미국 수정헌법 제19조 발효 100주년을 기념해 2020년 연방 의회가 통과시킨 법에 따른 것이다.
프로그램 책임자인 벤트리스 깁슨 국장은 “주화 제작을 통해 여성들을 예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미국 역사에 공헌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화를 이끈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밀번 씨 이외에도 흑인 언론인 아이다 웰스, 걸스카우트 창립자 줄리엣 고든, 천문학자 베라 루빈, 흑인 테니스 선수 앨시어 깁슨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