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소방관이 러시아 공습으로 가스 파이프에 난 불을 진압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달 29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로 공습한 뒤 양측의 대대적인 공방이 이어지는 등 새해 시작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격렬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동남부 하르키우에 등지에서는 미사일과 무인기 수십대를 동원한 러시아의 공습으로 약 1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작년 12월 29일 대공습을 되풀이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날 공격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기업 우크레네르고는 이날 공습의 여파로 키이우와 주변까지 총 25만 가구가 정전됐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가 지난달 31일부터 약 170대의 샤헤드 드론과 수십기의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가 쏜 미사일 99발 중 극초음속미사일 킨잘 10기, 순항미사일 59기, 칼리브르 미사일 3기 등 72발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러시아가 발사한 총 35대의 공격용 드론을 모두 격추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다른 방공 시스템이 없었다면 매일 밤낮 이어지는 러시아의 테러 공격에서 수백명의 생명을 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미국과 서방의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희생된 모든 인명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추가적 방공 시스템과 여러 종류의 공격용 드론, 사거리 300㎞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 공급을 가속해달라고 동맹국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도 이날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 지역에 공습을 퍼부었다. 지난달 30일에도 대갚음 차원의 폭격이 가해진 곳으로 이날 벨고로드 당국은 남성 1명이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 공습에 사망했으며, 부상자 5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에만 벨고도르 상공에서 총 17기의 올하 로켓을 격추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정권이 러시아를 겨냥해 시도하려던 테러 공격을 격퇴했다”고 발표했다.
전선에 충돌이 고조되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는 이날 영공 안전 보장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접경한 동부 일대에 F-16 전투기 4대를 추가 배치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러시아는 미사일 122발과 드론 36대로 우크라이나 키이우, 하르키우, 오데사, 드니프로 등 전역에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공습을 가했으며 약 4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이튿날 러시아 벨고로드 등에 대갚음으로 공격을 감행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집속탄 등을 사용해 자국민 14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