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왼쪽 목 부위 피습을 당해 바닥에 누워 병원 호송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총선을 99일 앞두고 여야가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나선 새해 첫 업무일 아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피습을 당했다. 비상상황을 맞이한 민주당 지도부는 큰 혼란에 빠졌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일정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제1 야당 대표의 생명을 위협한 테러로 인해 정치권은 당분간 ‘올스탑’ 상태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헤럴드경제는 이 대표가 전날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 테러를 당한 시점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술을 마친 시점까지의 타임라인을 정리했다. 사건이 발생한 오전부터 수술 집도의가 이 대표의 상태를 보고한 오후까지 약 7시간 반가량의 긴박했던 순간들이다.
오전 10시27분. 이 대표는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차량으로 걸어가던 도중 신원 불상의 남성에게 피습을 당했다. 테러를 저지른 남성은 ‘내가 이재명’이라고 적힌 파란색 종이 왕관을 쓰고 싸인을 해달라며 이 대표에게 접근해 숨겨뒀던 흉기를 휘둘렀다. 이 대표는 순식간에 왼쪽 목 부위를 가격 당해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갑작스런 피습에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 대표는 구급차가 도착한 10시47분까지 약 20분 간 피를 흘리며 일어나지 못했다. 지혈 등 긴급 의료조치가 취해졌고 의식은 잃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에 실린 이 대표는 11시16분께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흉기에 피습 당한 뒤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마친 뒤 헬기를 이용해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이 대표는 오후 1시께 서울로 향하는 헬기편에 몸을 실었다.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서였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부산대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정맥 손상이 의심된다’는 부산대병원 의료진의 소견을 전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서울대병원 재이송 이유에 대해 “대량 출혈이나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가족들도 이송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오후 3시18분께 서울대병원 서울권역 응급의료센터에 도착했다. 이 대표는 헬기를 통해 서울 동작구 노들섬까지 이송된 뒤, 준비된 구급차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산대병원에서 헬기가 출발한 시각으로부터 2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이 대표를 실은 구급차가 응급의료센터 앞에 도달하자 병원 앞을 지키고 있던 지지자들은 일제히 “대표님 힘내세요”를 연호했다. 의료진이 이 대표가 얼굴을 가린 채 누워있는 침대를 옮기는 모습을 보자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로 습격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탑승한 구급차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
오후 3시45분. 이 대표에 대한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수술이 시작됐다. 사건 발생으로부터 약 5시간 후다. 권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혈전 제거를 포함한 혈관 재건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내경정맥 손상이 확인되고 정맥에서 흘러나온 혈전이 예상보다 많은 상황을 고려해 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시행했다고 전해졌다.
이 대표는 2시간 가량의 수술을 마치고 회복을 위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오후 7시40분께 기자들과 만나 “15시45분 수술이 시작됐고 당초 1시간 예상했으나 실제로 약 2시간 가량 수술이 진행됐다”며 “17시 56분 집도의가 나와 보호자에게 수술경과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수술 후 이 대표가 의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현 상황에서 퇴원 시점은 예상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면회와 관련해선 “병원 측의 결정에 따라야 된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