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미국 13세 소년이 테트리스 게임의 최종 단계를 깨고 기뻐하는 모습. 게임이 코딩 한계로 멈춰버린 상태다.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985년 소련에서 개발돼 누구도 끝판을 깬 적이 없었던 블록쌓기 게임 테트리스를 깬 인류가 최초로 등장했다.
3일(현지시간) AFP 통신,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13살 소년 윌리스 깁슨이 지난달 21일 테트리스 끝판을 깼다.
깁슨은 2일 당시의 상황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방에서 닌텐도 원조 버전 테트리스를 35분 가량 이어간 끝에 끝판을 깨 게임 화면이 멈춰있는 것을 영상에 담았다. 테트리스 게임이 최종 단계인 레벨 157에 도달해 더는 코딩을 하지 못한 채 얼어붙은 상태인 '킬 스크린'(kill screen)이 된 것이다.
테트리스는 위에서 떨어지는 블록을 빈칸 없이 채워 한 줄씩 지워나가는 게임이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블록이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깁슨은 거의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게임에 집중했고, 막판에는 블록 하나하나가 마치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빠른 속도로 내려왔지만 침착하게 한줄씩 블록을 제거해 나갔다. 블록은 숨막힐 듯이 쏟아지다 갑자기 화면이 멈춰섰고, 깁슨은 그 순간 "오 마이 갓"이라고 외쳤다. 그는 "손가락에 느낌이 없다"고도 말했다.
점수칸에는 게임 중반 일찌감치 '999999'가 표시됐는데, 이는 더 높은 숫자를 표시할 수 없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테트리스는 1985년 개발된 고전 명작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해외에는 프로게이머도 있고, 대회도 개최된다고 한다. 사람이 끝판을 깬 것은 이번이 최초로 알려져 있다. 이전까지 '스택 래빗'(StackRabbit) 같은 테트리스 AI 만이 '킬 스크린'에 도달했었다.
'클래식 테트리스 월드 캠피언십' 회장인 빈스 클레멘테는 "지금까지 인간이 달성한 적이 없었다"면서 "몇년 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한 영역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2021년 테트리스를 시작했다는 깁슨은 "시작하기는 쉽지만 깨기는 어려운 게임"이라고 평가하고 "단순한 것에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클래식 테트리스 월드 캠피언십 대회에서 3위에 그쳤으며, 다음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