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캉 사건 피해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해 7월 여자친구를 감금하고, 바리캉으로 머리카락을 자르는가 하면, 엽기적인 방식으로 학대해 일명 '바리캉 폭행' 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의 피해가족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고 나섰다.

피해자의 부모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3일 온라인커뮤니티에 '딸이 머리가 바리캉에 밀린 채 구조되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범행을 저지르고도 가해자는 저희 딸이 원해서 한 짓이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7~11일 5일 동안 가해자 A(25) 씨가 여자친구인 B(20) 씨를 가두고, 폭행, 강간, 협박 등 학대를 한 사건이다. 현재 A 씨는 특수협박과 강간, 감금 등 7개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글쓴이는 "2023년 07월 11일 딸에게서 살려달라는 문자가 왔다. 연락을 받자마자 구급대와 경찰에 신고를 해 딸은 구조되었지만, 구조당시의 딸아이는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어 "머리는 바리캉으로 밀려 엉망이었고 수십대를 맞은 몸은 여기저기 멍투성이였다. 가해자는 딸을 감금하고, 딸의 얼굴에 오줌을 싸고, 강아지 패드에 소변을 보게 하는 등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엽기적인 행동을 딸에게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이렇게 공포감에 질린 경우는 처음 봤다는 구급대원의 말에, 부모로서 더 일찍 알아차리지 못한 죄책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또 "(A 씨는 딸에게) '어차피 우리 집은 돈 많고 너는 돈 없으니까 빵빵한 변호사 사서 길게 살아 봐야 1~2년 인데, 내가 너 어떻게 안하겠냐. 경찰이 오던, 너희 부모가 오던 난 너 끝까지 따라가 죽일거고, 경찰이 너 보호 못해줘'라는 말을 비롯하여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상스러운 말들로 딸을 모욕하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실제 A 씨는 현재 대형로펌 변호사 3명을 고용해 재판에 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A 씨 부모 역시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사람을 죽인 사건도 아니고, 도둑질도 아니다. 절대로 기사에 날만큼 흉악범은 아니다”고 말해 공분을 산 바 있다.

글쓴이는 "살아있지만 살아있지 않는 상태로 지금을 버텨내고 있다. (먹고 있는) 약의 수가 셀 수도 없이 많다"라며 "정말 가해자가 1~2년 살다가 나와 저희 딸을 다시 찾아 올까봐 너무나 불안하고 살아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딸을 지켜주지 못한 부모로서 딸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는 것 밖에 없기에 싸움을 시작했다"라며 "가해자가 저지른 범죄에 마땅히 엄벌에 처해질 수 있도록 탄원에서 서명해달라"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