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요 증가에 우라늄 가격 17년 만에 최고…더 오를듯

우라늄 펠렛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원자력 발전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 가격이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급에 비해 많은 수요가 배경으로, 앞으로도 수급 상황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라늄 시장 정보제공업체 UxC를 인용, 우라늄의 주요 거래 형태인 삼산화우라늄 현물 가격은 지난 8일 파운드당 92.50달러를 기록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우라늄 가격 상승은 주로 전력 회사들의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전력 업체들은 지난해 1억6000만파운드에 달하는 우라늄 구매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물량이다.

우라늄 시장의 수급 전망마저 밝지 않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전력 회사들의 우라늄 비축량은 2016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유럽연합 역시 2013년 이후 재고가 꾸준히 줄었다.

다른 원자재와 달리 우라늄은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거의 줄지 않는다. 원자력 발전소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4시간 내내 가동되어야 하고 우라늄 원료 비용이 원자력 발전소 운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라늄 가격이 더 오르면 경상비용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세계원자력협회는 원자재 가격이 파운드당 100달러 이상으로 올라 그 수준을 유지할 경우 운영 비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BoA 글로벌 리서치는 우라늄 현물 가격이 올해 파운드당 105달러, 2025년에는 115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심지어 전 세계 우라늄 농축 설비용량의 절반가량은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어, 서방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공급 의존을 줄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러시아를 제외한 서방의 주요 농축 공급업체는 우렌코와 오라노 두 곳 뿐이다. 오라노의 경우 설비용량 30% 확충을 추진 중이지만 최소 2028년까지는 추가생산이 어렵다.

지난해 쿠데타로 우라늄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니제르가 언제 다시 공급을 시작할지도 불투명하다. 니제르는 2022년 유럽연합의 두 번째 천연 우라늄 공급국이다.

한편 미국 전역에 한파가 예보되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했다. 2월 인도분 선물은 9일 백만BTU당 3.19달러로 전날 대비 7% 상승했다.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새해 들어서만 2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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