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투자로 일반인 보다 60배 자산을 모았다고 홍보하는 영상(왼쪽) 속 인물은 배우 박재현씨가 대본에 따라 재현한 영상이다. [YTN, 박재현 유튜브채널 갈무리]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수소 투자로 일반인보다 60배 넘는 자산을 모았다며 '수소 투자 사기' 의혹 영상에 등장한 배우가 구인 광고를 보고 촬영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피해자들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하고 투자금을 받고 잠적한 업체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부업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유튜브에 수소 투자를 홍보한 업체가 수익금을 정산해주지 않아 투자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YTN이 16일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구독자 5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에는 ‘3050이 가장 많이 시작하는 부업’이라며 투자전문가 ‘김호준’이라는 인물이 수소 투자를 권유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남성은 “저는 수소 투자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됐다”며 부업으로 일반인보다 60배 넘는 자산을 모았다고 했다. 이 영상은 180만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 속 '김호준'을 연기한 배우 박재현씨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채널에서 해당 영상에 대해 "영상이 광고로 쓰일 참고용, 즉 레퍼런스 영상이라고 생각했으나, 결과물에는 연출된 상황이라는 문구조차 없어서 제가 마치 김호준인 것처럼, 제가 정말 경제전문가 인 것처럼 되어 있었다"며 "저는 배우이며, 영상 속 인물이 하는 말은 대본에 의한 내용이므로 경제 전문가가 하는 말이 아니다"고 밝혔다.
박씨는 "배우 구인 사이트 필름 메이커스에서 전문가 역할 광고 촬영 배우 구인 광고를 보고 촬영업체와 연락 후 대본에 의해 광고 촬영에 임했다. 촬영 당일 대본을 받았고 연기자로서 김호준이라는 이름의 전문가 역할로 촬영에 임했다"며 "이후 결과물을 받은 적도 없고, 그렇게 잊고 지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어느날 유투브에서 제가 촬영한 영상이 마치 실제인 것처럼 편집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며" "업체 측은 광고에 필요한 이미지라고 저를 속여, 제 일상 사진을 요구한 뒤 저의 동의 없이 사진을 도용하여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제 얼굴을 걸고 저를 ‘김호준 선생님’ 이라는 허위 인물로 사칭한 채로 상담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늦게 연기를 시작해서 캐스팅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며 "출연료는 40만원 정도, 큰 금액을 받지 않는다. 대본을 검토하더라도 업체에서 어떤 식으로 편집할지 배우는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해당 업체에 사기를 당했다고 호소하는 피해자는 1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유튜브 영상을 믿고 처음에는 소액을 투자했다가 실제로 수익금을 받자 점차 큰 금액을 투자했다고 한다. 그러다 업체는 점검을 진행한다는 이유로 갑자기 수익금 정산을 중단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피해자들이 입금한 계좌와 업체 홈페이지 IP 주소 등을 통해 업체를 추적하고 있다. 박씨가 출연한 영상은 현재 게시자에 의해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