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투신 시도 막았더니…경찰에 ‘니킥’ 날린 20대 벌금형

서울남부지법[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한강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보호조치에 나서던 중 경찰관을 때린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내렸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재은 판사는 지난달 15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 대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21일 오전 0시28분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지구대에서 자살기도자로 보호조치를 받던 중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20일 밤 ‘아이가 한강에 투신하려 한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오후 11시43분께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발견한 A씨를 지구대로 데려와 보호했다.

이후 자신의 부모가 도착하자 A씨는 지구대 바깥으로 나가려 했고, 경찰관 B씨가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게 있어 작성하고 가라’고 만류하자 돌연 무릎으로 피해자의 왼쪽 다리를 치고 머리로 얼굴을 들이받았다.

A씨 측은 “자살기도자인 A씨가 부모가 들어서자 지구대에서 이탈한 것이 도주라고 볼 수 없다”며 “정신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그를 사실상 제압한 경찰관의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당시 A씨는 소주 2병을 먹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고 함이 명백하고 이를 막을 필요가 있었다”며 "“경찰관이 구호대상자인 A씨를 부모에게 인계할 때까지 만류한 행위는 그 적법한 직무범위 내의 행위로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범행의 내용과 죄질을 감안하면, A씨의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초범이고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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