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코비트프리텍 매각, 이차전지 전처리 SI 인수할까

[헤럴드경제=김성미·심아란 기자] 태영그룹의 종합환경기업 에코비트가 폐배터리 전처리 공정에 특화된 에코비트프리텍 분리매각을 추진하면서 잠재 인수후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업적으로 접점을 가지는 IS동서, 성일하이텍 등 전략적투자자(SI)가 언급되고 있다. 태영그룹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성장성을 앞세워 에코비트프리텍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에코비트프리텍 티저레터(투자설명서)를 수령했다. 이번 경영권 매각 거래는 스탠다드차타드증권(SC증권)이 주관한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분류된다. 배터리 스크랩 등의 원료를 분말(블랙파우더) 상태로 1차 가공하는 전처리 공정이 출발점이다. 블랙파우더에서 코발트, 니켈, 망간, 리튬 등 용매 추출 공정을 거쳐 최종 황산화 제품으로 2차 가공하는 습식제련제 주력하는 기업도 있다.

에코비트프리텍은 폐배터리 전처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희망하는 전처리 업체는 물론 재활용 사업 밸류체인 완성을 구상하는 SI 측에서 매수 수요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폐배터리 전처리 역량을 가진 기업으로는 IS동서, 성일하이텍, 새빗켐, 에너지머티리얼즈, 에코프로씨엔지 등이 꼽힌다. 포스코 그룹도 포스코HY클린메탈을 통해 해외에서 이차전지 전처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태다.

PEF 운용사와 같은 재무적투자자(FI)의 경우 유사 기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지 않을 경우 에코비트프리텍 인수 의지는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거래 규모를 감안했을 때 추후 투자금 회수(엑시트) 구조 설계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매도자 측의 에코비트프리텍 희망 몸값은 1000억원대 안팎으로 알려졌다. 속도감 있게 매각이 성사되면 에코비트프리텍 지분 100%를 소유한 에코비트에 현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에코비트는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에코비트프리텍 지분을 사들였으며 총 275억원을 투입했다. 일부는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손상차손으로 회계처리하면서 2022년 말 장부가는 213억원을 기록 중이다.

앞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개시하면서 에코비트 매각은 예고된 상태였다. 그룹 지주회사인 TY홀딩스가 에코비트를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태영건설을 지원하겠다고 공표했다. 다만 에코비트 통매각 대신 성장성 높은 자회사를 분리매각해 거래 성사 가능성을 높인 모습이다.

에코비트프리텍의 연 매출은 3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금흐름은 변동성을 보이지만 2022년 별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배가량 증가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성장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달러에서 2025년 208억달러로 2배 넘게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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