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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신동윤 기자] ‘1월 한달동안 3천(만원)이 녹아내리네. 내일 자고 일어나면 또 얼마나 사라져 있을지. 이미 너무 큰 금액이 들어가 있어서 손절도 못하는데 진짜ㅜ’ (17일 한 온라인 주식·투자 게시판)
올해 들어 연일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는 코스피가 지난 17일 재차 급락해 2430대로 주저앉았다. 1월 초만 해도 2600대에서 2700선 돌파를 넘보던 코스피 지수는 이후 내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이날까지 9%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코스피는 18일에도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뚜렷한 방향성 없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1.42포인트(0.06%) 상승한 2437.32로 집계됐다. 지수는 전장보다 4.06포인트(0.17%) 오른 2439.96에 개장한 뒤 2429∼2444선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1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726억원, 7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8원 오른 1345.0원에 출발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25%), S&P500지수(-0.56%), 나스닥종합지수(-0.59%) 등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크리스토프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발언의 영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12월 소매판매 규모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금리 인하 기대를 위축시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일주일 전 64.7%에서 이날 55.7%로 낮아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전날 코스피 급락은 '패닉 셀'(투매)에 가까웠던 만큼, 이 같은 추세가 장기간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정책 전환을 둘러싼 기대감 조정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증시 냉각을 유발할 정도의 급격한 진행 가능성은 낮다"며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증시는 현 레벨에서 크게 밀리지도, 작년 11∼12월과 같은 랠리도 일어나지도 않은 채 방향성 탐색 구간에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연초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코스피 지수가 역대급 최악의 성적표를 받고 있다. 1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출발한 데 이어, 주요 20개국(G20) 주요 증시 지표 중 등락률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6년 만에 최악·8일 연속 하락’ 코스피 등락률 -4.90%=헤럴드경제는 한국거래소와 인베스팅닷컴을 통해 G20 대표 증시 지수의 올해 첫 거래일부터 지난 12일 종가까지 등락률을 비교했다. 이 결과 한국 코스피 지수 등락률은 올 들어서만 -4.90%를 기록하며 G20 주요 주가 지수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2일 기준 8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1년 8개월 만에 최장기간 내림세 기록이다. 매년 같은 기간 낙폭으로는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사태로 불거졌던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6.92%) 이후 최대치였다.
상위권에는 신흥국 증시가 차례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선진국 중에선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이 눈에 띄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G20 국가 중 3위에 해당하는 6.31%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을 토대로 3만5000선을 돌파, 약 34년 만에 최고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체 1,2위는 11.12%를 기록한 아르헨티나(MERVAL)와 6.91%인 튀르키예(BIST)가 차지했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26%로 뒷걸음질 친 것을 시작으로 독일(DAX, -0.44%), 유럽연합(EURO STOXX 50, -0.93%), 프랑스(CAC40, -1.03%), 영국(FTSE100, -1.40%) 등 서구권 주가 지수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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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강세 ‘되돌림’ 현상에 배당 차익 매물, 반도체 약세까지=올 초 국내 증시 하락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증권가에선 ‘되돌림’ 현상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며 ‘노랜딩(No Landing, 경기 침체 자체가 없을 것이란 낙관론)’ 전망에 힘이 실린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 금리 인하) 조기 개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까지 투심을 자극하며 미 증시를 급격하게 밀어올렸다. 한국 증시 역시 미국발 훈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작년 말 강세였던 주요국 증시 가운데서도 국내 증시의 되돌림 폭이 유독 컸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1~12월 미국(14.03%), 독일(13.83%), 인도(12.68%), 유럽연합(12.25%), 프랑스(10.52%), 일본(8.44%) 등 주요국 지수 상승률과 비교했을 때 16.56%를 기록하며 더 큰 폭으로 오른 코스피 지수에 조정세가 더 강력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나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개 대형주의 약세가 눈에 띌 수준이었다. 시총 1위 삼성전자 주가가 6.88% 하락한 가운데, 2위 SK하이닉스(-5.23%), 3위 LG에너지솔루션(-2.81%), 4위 삼성바이오로직스(-2.11%), 5위 셀트리온(-2.28%), 6위 현대차(-8.60%), 7위 포스코홀딩스(-10.21%), 9위 기아(-11.70%), 10위 LG화학(-10.02%) 등의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종목은 8위 네이버(2.90%) 단 한 종목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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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반영’ 조기 피벗 기대감, 하방리스크 가능성…실적 받쳐줘야”=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작년 말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미 연준의 조기 피벗에 대한 기대감이 역으로 연초 증시엔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 생산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2%)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기 피벗론’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리선물시장에서 우세한 ‘3월 인하 개시’ 가능성이 낮아지고 경제학자들이 제시한 5~6월 피벗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기대감이 선반영됐던 주가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근 WSJ이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 71명 중 65.7%는 5~6월 피벗 개시에 손을 들었다.
이런 가운데 향후 코스피 지수의 향방을 정할 결정적 요소는 개별 기업들의 ‘실적’이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실적의 경우 기대치가 컸던 만큼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야 주가 역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이거나 하회할 경우엔 실망 매물로 인한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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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개인 최대거래 종목은 삼성전자·시큐센=한편,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은 무엇일까. 17일 신한투자증권 빅데이터센터가 2023년 자사 고객들의 투자패턴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고객이 매매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24만명이 거래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다음은 시큐센으로 14만명이 거래했으며, 3위는 미래반도체로 11만명이었다.
한 해 동안 오로지 한 종목만 매매한 순정파 고객도 4만7000명이나 됐다. 순정파 고객들이 가장 선호한 종목은 상신전자로 연간 총 6787회 거래됐다. 연초 대비 연말 주가가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은 포스코DX로 1087% 수익률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거래한 종목 수가 가장 많은 고객의 거래 종목 수는 코스피·코스닥 전체 종목 2656개 가운데 2428개 종목을 매매한 고객이었다. 또한 가장 많은 상품 종류를 거래한 고객의 거래 상품 숫자는 국내주식, 해외주식, 국내채권, 해외채권,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10개 상품군이었다. 지난해 실현수익률 최고는 10년 이상 이차전지주를 장기 보유했던 고객이 거둔 7203%였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향후에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거래 여정을 꾸준히 분석해 자산을 편리하게 관리하고 증식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