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대표자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2일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이번 사태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에 기획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을 잘 아는 모 인사가 내게 ‘이관섭 실장을 보낸 건 약속 대련’이라고 이야기하더라”라며 ‘한 위원장 사퇴 요구’ 사태를 “애초에 기획으로 본다”고 말했다. 약속대련은 공격과 방어를 사전에 약속하는 태권도 용어다.
그는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속된 말로 혼내거나 싫은 소리 할 일이 있으면 전화하거나 텔레그램을 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이 실장을 보내 ‘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이유가 없다”면서 “한 위원장 쪽에 힘이 쏠리는 모양새로 끝을 내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자기들 딴에는 약속대련인데, 이 사람들이 내부적으로 2012년 이명박 대통령 당시 박근혜 비대위 연구를 많이 한다고 한다”며 “외견상으로는 대충 싸우면 되는구나 생각하겠지만, 그때 그런 것과 느낌이 다르다. 박근혜와 한동훈은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해서는 그렇게 효과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2년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였던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하면서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이번 총선 상황은 그때와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당시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이 30% 나오는 상황에서 그 30을 갖고 자기들끼리 ‘친윤’(친윤석열)이니, ‘친한’(친한동훈)이니 갈라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아무리 싸우는 척해도 중국집에 (번호만 다른) 전화기 두 대 있는 느낌밖에 안 난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날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윤 대통령이 ‘김경율 사천(私薦) 논란’ 등으로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공유하면서 “초록은 동색”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음식점에 주방은 하나인데 전화 받는 상호와 전화기가 두 개 따로 있는 모습으로 서로 다른 팀인 척 해서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며 “이런 것보다 개혁으로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