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FP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한국에서 ‘노쇼’(약속했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음)로 비판받았던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중국에서도 친선경기 취소로 또 ‘노쇼’ 논란에 휘말렸다. 다만 한국에서는 일절 사과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알나스르는 2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구단이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24일, 28일 (중국 선전에서) 치를 예정이던 두 경기가 연기됐다”고 밝혔다.

알나스르는 당초 24일 상하이 선화, 28일 저장FC와 친선전을 치를 계획이었다.

주최 측은 “호날두가 신체적인 이유로 출전할 수 없어 경기를 연기한다”며 “조속히 모든 채널을 가동해 입장권을 환불할 것”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호날두도 기자회견에 직접 나와 “내게 오늘은 슬픈 날이다. 중국 팬들, 특히 선전에 온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축구를 하다 보면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내게 제2의 집, 제2의 고향과 같다”면서 “여러분이 실망한 것을 알지만 우리는 긍정적인 면도 봐야 한다. 우리는 경기를 취소하지 않았고,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 축구 팬은 늘 내 마음속에 있다”고 덧붙였다.

호날두는 며칠 전부터 컨디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호날두는 투어 전후로 허벅지 뒤 근육을 다친 것으로 알려진다. 19일에도 호날두가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2주 동안 치료와 회복이 필요하다며 방중 경기에 참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 부상이 장기화하면 중국 투어뿐 아니라 다음 달 초 예정된 인터 마이애미(미국)와 친선전에도 나서지 못하게 된다. 인터 마이애미와 알나스르의 경기는 전 세계 축구를 양분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호날두(포르투갈)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경기 취소에 중국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팬들은 친선경기 일정에 맞춰 선전에 비싼 가격으로 숙소를 잡는 등 기대감을 보여왔다. 경기 입장권 가격은 최고 4580위안(약 86만원)에 달했다.

펑파이는 “군중 속에는 욕설을 외치면서 마음속 불만을 표현하는 사람이 있었다”며 “항공기 표와 호텔 비용 등을 보상하는 방안이 일부 매체를 통해 전해졌지만 축구 팬들의 마음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호날두는 한국에서도 노쇼로 비난받은 바 있다. 2019년 7월 유벤투스(이탈리아) 소속이던 호날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과 내한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계약 조건에 호날두가 엔트리에 포함돼 최소 45분 이상을 뛰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호날두는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이행하지 않았다. 또 유벤투스 선수단은 킥오프 예정 시각을 넘겨 경기장에 도착, 경기가 1시간 가까이 지연되기도 했다.

그러나 호날두의 별도 사과는 없었고, 이에 국내 팬들은 호날두와 ‘날강도’를 합성해 ‘날강두’라는 별명으로 그를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