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팀과 미국 인터 마이애미 CF의 친선 축구 경기 도중 인터 마이애미의 리오넬 메시의 모습이 담긴 광고판이 훼손된 모습. 이날 메시가 경기에 결장하게 되자, 경기를 보러 온 수많은 팬들이 격분하며 환불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세계적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의 이른바 ‘홍콩 노쇼’로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결국 친선 경기를 주최한 태틀러 아시아가 티켓값 50%를 환불하겠다고 9일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홍콩에서 열린 미국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 간 친선 경기를 주최한 태틀러 아시아는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공식 채널을 통해 티켓을 구매한 이들에게 티켓값의 50%를 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태틀러는 “우리는 주최사로서의 책임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환불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다음달 중순 이전까지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메시의 결장과 관련해 실망한 모든 팬들에게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태틀러는 이번 친선 경기로 1300만홍콩달러(약 22억원)의 이익을 기대했으나 환불로 4300만홍콩달러(약 73억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고도 했다.
홍콩 정부는 성명을 통해 “태틀러의 관련 결정을 환영한다”며 “태틀러가 사회 각계각층의 요구에 부응해 티켓값의 50%를 환불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과 성의를 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메시의 결장과 관련해 대중은 여전히 많은 질문이 있을 것이라며 “인터 마이애미가 홍콩 시민과 해당 경기를 보기 위해 홍콩에 온 팬들에게 합리적인 해명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태틀러는 메시를 앞세워 해당 친선 경기를 홍보했다. 이로 인해 홍콩 현지는 물론 중국 본토와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온 약 4만명의 축구 팬들이 메시를 보기 위해 수십만원에 달하는 입장권을 구매해야 했다. 최고가는 4884홍콩달러(약 83만원)에 달했다.
4일 홍콩 XI와 미국 인터 마이애미 CF의 친선 축구 경기에서 세계적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급작스럽게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한 팬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AFP] |
그러나 메시가 부상을 이유로 급작스럽게 결장하자 그를 보기 위해 온 팬들이 격분하며 환불 요청이 일었다. 특히 이 행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거액의 보조금까지 대주기로 했던 홍콩 정부조차 메시의 노쇼를 경기 종료 10분 전에야 통보받았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커졌다.
다음 날 홍콩 정부는 메시의 결장을 통보받은 후 메시가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에게 인사라도 할 것을 촉구했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틀러에 약속했던 지원금 지급을 재검토하겠다고 했고, 이에 태틀러는 바로 지원금 신청을 철회했다.
다만 태틀러는 메시의 결장에 대한 책임을 인터 마이애미에 돌렸고 분노한 팬들에게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메시가 홍콩 노쇼 사흘 뒤인 지난 7일 일본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는 약 30분간 뛰면서 홍콩 팬들의 분노와 환불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홍콩 정부도 이날 성명에서 “특히 메시가 홍콩에서 결장한 불과 사흘 뒤 일본에서는 활동적이 됐고 강도높은 운동을 소화한 것에 대해” 대중은 질문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홍콩 입법회(의회) 빌 탕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태틀러가 일주일 안에 메시의 결장 이유를 해명하지 않고 3000홍콩달러(약 51만원)를 들여 입장권을 산 이들에게 환불하지 않으면 10여명과 함께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소비자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현재 해당 경기의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 불만 1178건이 접수됐다. 그중 234명은 여행객이 제기한 것이며 환불 요구 금액은 약 810만홍콩달러(약 14억원)까지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는 메시의 홍콩 노쇼에 정치적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