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시럽 없이도 ‘당의 왕’ 카스텔라

주로 기념일에 먹었던 케이크가 이제는 일상 디저트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케이크는 설탕이 많은 음식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카스텔라는 당류 함량이 높은 케이크 중 하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정보성분 자료에 따르면 케이크 품목별 총 당류 함량(전국 평균, 100g기준)은 ‘카스텔라’가 33.7g으로 가장 높다. 달콤한 케이크의 대표인 초콜릿 케이크(23.1g)보다 많다. 카스텔라에는 과일시럽이나 초콜릿 등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당분이 높다고 여기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카스텔라 반죽에는 100g당 대략 20~37g 정도로 많은 설탕이 들어간다.

카스텔라는 케이크류 외에도 주요 ‘빵류’ 조사에서 가장 높은 당류 함량을 보였다. 지난 2021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실린 숙명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연구에 따르면 서울 소재 제과점에서 주요 빵류 13종을 조사한 결과, 100g당 당류 함량이 카스텔라가 가장 높았다.

카스텔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케이크 당분 함량도 높은 편이다. 식약처 자료에서 시중에 판매되는 케이크류 100g의 평균 당류 함량은 22.2g이다.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1일 권고 섭취량(50g·WHO 제시)의 44%에 달한다.

품목별로 보면 롤케이크가 24.6g, 치즈케이크 15.3g, 생크림 케이크는 14.5g이다. 김영미 식약처 식생활영양안전정책과 사무관은 “A사 당근케이크 1조각(90g)의 총 당류는 25g으로, 2조각만 먹어도 1일 당류 권고 섭취량이 모두 채워진다”며 “케이크 구입 시에는 제품의 영양성분 표시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권했다.

가정에서 직접 케이크를 만드는 것도 당류 섭취를 줄이는 방법이다. 김영미 사무관은 “고구마, 단호박, 바나나, 홍시 등의 천연 재료를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과일과 전분을 섞으면 보다 건강한 시럽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탕이 들어간 생크림 대신 무가당 요거트를 사용해도 된다. 김 사무관은 “요거트의 부드러운 식감과 새콤함이 더해져 설탕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머랭(달걀흰자에 설탕을 섞고 저어서 만든 것)을 만들 때는 레몬즙을 첨가해도 좋다. 더 단단한 머랭을 만들 수 있고, 설탕 사용량도 줄어든다.

가정에서 만들기 좋은 케이크로는 바나나로 단맛을 낸 ‘병아리콩 컵케이크’, 단호박과 두부를 넣어 반죽한 ‘단호박 두부팬케이크’, 그릭요거트로 만든 ‘당근&그릭요거트 케이크’ 등이 있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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