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크박스 뮤지컬 ‘노민호와 주리애’ 김천 공연, 1천여 관객 뜨거운 환호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기획공연인 쥬크박스 뮤지컬 '노민호와 주리애'가 경북 김천에서 열려 1천여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지난 23일 오후 7시 30분 김천시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막을 올린 주크박스 뮤지컬 '노민호와 주리애'(연출 유승봉, 원작 황두수, 각색 김수연)는 김천시가 주최하고, 김천시문화예술회관과 사단법인 한국방송예술인단체연합회가 주관한 작품이다.

'노민호와 주리애’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초기작품인 '로미와와 줄리엣'을 한국적 스토리텔링으로 재탄생시켰다. 런닝타임 100분 내내 연기와 노래가 이어졌고, 관객들은 박수와 떼창으로 화답했다.

사파이어 나이트클럽에서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던 노민호(한강)는 사파이어 사장 주봉진(이한위)의 외동딸 주리애(신고은)을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노민호의 어머니 미향(방은희)은 과거 함께 일했던 주봉진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복수심에 사파이어 바로 앞에 다이아몬드 나이트 클럽을 세울 계획을 세운다.

뿐만 아니라 주봉진을 용서할 수 없는 미향은 노민호와 주리애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주봉진 또한 사랑하는 딸을 노민호에게 보낼 수 없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나지만, '노민호와 주리애'에서는 노민호와 주리애 본인들과, 친구들이 부모를 설득시켜 화해하게 만든다. 사랑도 얻고 두 집의 화해도 이룬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한국 대중음악사의 명곡들을 뮤지컬 넘버로 재해석해 부르는데, 특히 노민호와 주리애의 가슴 절절한 사랑을 관객들에게 전달하여 흥겨운 음악과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대에게 전해주오'(소방차), '빙글빙글'(나미) '아모르 파티'(김연자) 등 트로트와 세미 트로트, 가요 등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관객들의 박수와 떼창으로 하나가 됐다.

노민호 역을 맡은 가수 한강은 특히 좋은 음색으로 노래를 잘 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대사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한강은 2020~2021년 KBS '트롯 전국체전'에서 탑8에 오른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얼마전 연극에도 참가하고, 뮤지컬까지 소화하면서 앞으로 배우로도 활발하게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배우 신고은은 안정적인 가창력과 풍부한 무대 표현력으로 여주인공 주리애를 안정적으로 끌고갔다.신고은은 2011년 데뷔 후 ‘궁’ ‘아찔한 연애’ ‘그날들’ ‘빨래’ ‘사랑했어요’ 등 뮤지컬과 SBS ‘황후의 품격’ MBC ‘나쁜사랑’ KBS2 ‘비밀의 여자’ 등 드라마를 병행한 만큼, 이번에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노민호의 어머니인 ‘최미향’ 역을 맡은 배우 방은희와 주리애의 아버지 ‘주봉진’ 역의 이한위는 연기를 통해 관객을 집중시키는 힘이 역시 대단했다. 이번 작품에서 두 사람은 베테랑 배우로서의 기량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이밖에도 배우 김수연와 금호석은 최 팀장과 강 상무를 각각 맡아 웃음을 주는 연기를 펼쳤다.

'노민호와 주리애'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이 배우들의 댄스다. 이들이 없었다면 덜 신났을 것이다. 김시현, 나유경, 배한범, 양철진, 엄선영, 여찬구, 이금서, 이민지 등으로 구성됐다. 사이사이 대사도 하지만 역시 춤을 출 때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들의 춤은 유쾌하고 활기가 넘쳐흐르면서도 섬세한 면도 아울러 갖췄다.

‘노민호와 주리애’는 한국방송예술인단체연합회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지역민의 문화 향유에도 큰 도움이 될만한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았다.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고 가족 단위 관객들도 많았던 '노민호와 주리애'는 이번 김천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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