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생산 중인 아이오닉5 로보택시. [현대차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해외에서 368만대가량의 완성차를 생산했다. 이는 4년 만에 역대 최다 생산 기록이다.
26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해외 생산 기지 13곳에서 만든 완성차는 모두 367만8831대다.
현대차는 미국과 인도·중국·튀르키예·체코·브라질·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8곳에서 224만3069대를, 기아는 미국과 중국·슬로바키아·멕시코·인도 등 5곳에서 143만5762대를 각각 생산했다.
지난해 두 회사의 생산량 합산 수치는 2022년 357만4796대와 비교해 2.9% 증가했다. 동시에 코로나 이전인 2019년(388만3325대) 이후 4년 만의 최대 해외 생산량이다.
현대차그룹은 핵심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와 튀르키예, 체코, 슬로바키아는 물론 자동차 선진시장으로 평가받는 미국에서는 코로나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인도에서는 작년 한 해 다른 곳보다 많은 108만4878대를 생산했다. 이는 양사가 인도에서 기록한 역대 최다 연간 생산량이기도 하다.
이어 미국(72만7000대), 중국(39만4249대), 슬로바키아(35만224대), 체코(34만500대), 멕시코(25만6000대), 튀르키예(24만2100대), 브라질(20만4300대), 인도네시아(7만9580대) 등의 순이다.
슬로바키아·멕시코에서는 기아, 체코·튀르키예·브라질·인도네시아에서는 현대차가 각각 완성차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다.
미국에서는 2016년(74만9120대) 이후 7년 만에 최다 연간 생산량을 보인 반면, 중국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016년 중국 내 양사의 합산 생산량은 182만9922대에 달했었다.
이후 매년 줄다가 작년에는 40만대도 넘지 못했다. 2022년 41만2333대보다 1만8000대 이상 적은 수치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중국 내 사업 구조 개선을 위해 다각적으로 사업 효율화를 추진 중이다. 중국 진출 이후 한때 5곳에 달했던 현대차 생산 거점은 현재 3곳으로 줄었고, 향후 그중 1곳인 창저우 공장마저 매각할 방침이다.
현대차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생산 거점을 뒀던 러시아에서는 작년에 완성차가 한대도 나오지 못했다. 현대차가 지난 2010년 현지 공장을 준공한 뒤 14년 만의 일이다.
현대차는 러시아에 2012년부터 10년간 매년 20만대 이상을 꾸준히 만들었지만, 2022년 4만대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든 뒤 작년에는 생산량 자체가 없었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 내 판매 부진 속 현대차가 그해 3월부터 현지 생산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은 지난달 러시아 업체에 매각됐다.
이밖에 싱가포르에서는 현대차가 처음으로 595대를 생산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생산, 실증하는 신개념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구축해 아이오닉5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만들어 일부는 실험적으로 운용 중이다.
현대차·기아의 작년 수치에는 베트남 등에서 운영 중인 KD(부품을 수입해 현지에서 조립·판매하는 방식) 공장 생산량은 빠져 있어 이를 포함하면 전체 생산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