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 수염 뽑을래”…中 축제서 어린이 장난 돕던 남성 집단구타

중국에서 진행된 지역 축제에서 한 어린이가 용 수염을 깎는 것을 돕던 남성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바이두 캡처]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의 한 전통 축제 현장에 놀러 온 한 남성이 용의 탈에 부착된 수염을 뽑던 아이를 돕다가 행사 관계자들에게 단체로 집단 구타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관계자들은 용의 수염을 뽑는 것이 문화적으로 금지된 나머지 이 같은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같은 달 20일 중국 남부의 광시(廣西)자치구 난닝(南寧)시 빙양(賓陽)현에서 열린 드래곤 축제에서 용의 탈에 부착된 수염을 잡아당기려는 아이를 돕던 남성 A씨가 주최 측과 실랑이를 벌이다 집단 구타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진행된 지역 축제에서 한 어린이가 용 수염을 깎는 것을 돕는 남성의 모습. [바이두 캡처]

보도에 따르면 축제 행렬에 있던 한 안내원은 A씨를 수차례 제지했다. 하지만 A씨가 안내원들의 말을 무시하고 용의 수염을 재차 뽑으려 하자 결국 다수로부터 구타를 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경찰은 안내원들과 A씨를 모두 구금하고 사태를 일단락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송나라 시대부터 시작된 해당 행사는 지난 2008년 중국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을 정도로 전통과 유서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에서 용의 몸을 만지는 것은 행운으로 여겨지지만, 용의 수염이나 비늘 중 어느 하나를 잡아 당기는 것이 불운을 가져온다는 이유로 금지됐다고 SCMP는 전했다.

A씨가 구타 당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두고 온라인상에선 갑론을박이 일었다. 행사에 반하는 행동을 한 것이 옳지 않다는 의견과, A씨를 구타한 것은 지나쳤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한 누리꾼은 “용의 머리가 떨어지는 것은 축제가 열린 지역이 불운이 3년 동안 이어지는 것을 뜻한다”며 “이 때문에 용의 탈을 건드리는 행동을 사람들이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폭력에 의존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게다가 A씨는 당시에 아이도 품에 안고 있었다”며 “축제 질서를 관리하기 위한 경찰 인력이 더 필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진행된 지역 축제에서 한 어린이가 용 수염을 깎는 것을 돕는 남성이 이윽고 다수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하는 모습. [바이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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