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걸 ‘롤린’ 年13.2% vs 현대차 年4.6%…MZ는 노래 투자로 배당 더 받는다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금융 투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 내 주도주와 가상자산 등을 통해 ‘고(高)위험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자산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MZ 세대’로 일컬어지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음악·미술품 등에 대해 ‘조각투자’에 나서며 감성을 충족하면서도 이익을 실현하는 모습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여기에 배당주(株), 상장지수펀드(ETF),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등 기존의 딱딱한 금융 상품이 아니라 소액으로도 월(月) 배당 수익이 발생하는 각종 문화 관련 수익증권에 투자하는 ‘인컴(income)형 투자’를 통해 고배당 수익까지 누리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문화 관련 조각투자로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대표적인 분야는 바로 ‘음악 저작권’이다. 대표적인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은 뮤직카우로 음악 저작권을 기반으로 한 수익증권 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뮤직카우가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주식처럼 음악 저작권 관련 수익증권을 사고팔 수 있다.

뮤직카우가 판매하는 수익증권은 ‘음악수익증권’이다. 뮤직카우가 아티스트로부터 음악 저작권 일부를 사들이고, 해당 저작권에서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수익증권을 잘게 쪼개 투자자들에게 파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해당 수익증권의 핵심은 매월 정산되는 저작권료에 따른 ‘배당’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뮤직카우에 따르면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롤린(Rollin’)’의 경우 지난해 저작권료로 주당 3만1518원이 지급됐다. 마켓 저작권료 수익 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를 연(年) 배당 수익률로 환산하면 13.2%에 이른다. 이 밖에도 가수 패티김의 ‘그대 내친구야(10.7%)’, 1980년대 인기그룹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10.2%)’ 등이 두 자릿수 배당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률 5% 선을 넘는 수익증권이 전체의 72%에 이른다는 것이 뮤직카우 측의 설명이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작년 연간 저작권료 징수액이 406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지난 5년간 저작권료 징수액이 연평균 15%씩 꾸준히 증가해왔다”면서 “저작권 관련 수익증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배당액의 규모가 커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인컴형 투자 자산과 비교했을 때 저작권료 수익증권의 배당 수준이 밀리지 않는다는 점도 투심을 끄는 요인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월배당 ETF 총 53종 중 지난 3일 기준 연간 분배율 ‘톱(TOP) 3’는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11.48%, ‘ARIRANG K리츠Fn’ 10.19%, ‘TIGER 200커버드콜ATM’ 8.29%로 저작권료 수익증권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연간 분배율 5% 이상 종목이 전체 53종목의 22.64%(12종목)에 불과하는 점에서 저작권료 수익증권이 더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JB금융지주(6.2%·결산 배당에 따른 시가배당률), DGB금융지주(5.8%), BNK금융지주(5.4%), 우리금융지주(4.5%), 하나금융지주(3.6%), KB금융(2.5%), 신한지주(1.2%) 등 국내 증시 대표 고배당주로 알려진 금융주보다도 저작권료 수익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주 외 배당주로 관심 끈 종목인 현대차·기아의 시가배당률도 각각 4.6%, 6.4%였다.

미술품 역시 조각투자를 통한 문화 재테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미술품의 경우엔 조각투자 회사가 갖고 있던 작품을 투자자에게 수익증권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음악과 달리 일정 기간이 지나 미술 작품이 재판매(매각) 될 당시 발생한 판매 이익이 투자자들에게 배분되는 구조로 운영된다.

투게더아트에 따르면 과거 미술작품 매각에 따라 발생한 수익률 상위 3개 작품의 경우 121~161%의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작품의 보유일수는 124~344일이었다. 투게더아트 측은 “과거 청산과 배당이 완료된 미술 작품들의 보유 기간은 최소 4일에서 최대 1814일이었다”면서 “전체 평균 수익률은 46% 이른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지점은 ‘문화 재테크’에 대한 MZ 세대의 관심이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각 조각투자사들의 연령대별 회원 비율을 살펴보면 뮤직카우의 경우 20·30 세대가 50.8%(20대 23.5%, 30대 27.3%)로 절반을 넘었고, 투게더아트 역시 전체 회원의 50.4%(20대 16.7%, 30대 33.7%)가 20·30 세대였다. 서울옥션블루가 운영하는 미술품 조각투자 서비스 ‘소투(SOTWO)’의 회원 중에서도 MZ세대 비율이 54.1%(20대 19.5%, 30대 34.6%)에 이르렀다. 뮤직카우 측은 “최근 신규 수익증권 청약(옥션) 등을 통해 더 많은 20·30 세대 유입이 있었다”고 짚었다.

한편,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음악·미술 작품에 대한 조각투자의 경우 장단점이 확연하다고 지적한다.

연세대·홍익대 경영대의 최근 학술 연구에 따르면 음악·미술 작품 관련 수익증권과 주식, 미국 달러, 금 등 전통 금융 자산의 등락 간에는 상관관계가 ‘제로(0)’에 수렴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거의 없는 안정적 자산인 만큼 예측 가능한 자산이란 게 장점이란 것이다.

다만, 환금성이 다른 투자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점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음악의 경우 아티스트와 곡에 따라 거래량이 제각각이다 보니 예측한 만큼 수익 실현이 어려울 수 있으며, 가격 변동 역시 발생할 수 있다”며 “미술품·조각 관련 투자는 보유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수익화까지 기간이 예상보다도 훨씬 더 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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