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등, 꺾인 허리 투병…‘마라톤 영웅’ 이봉주, 4년만에 레이스 ‘감동’

지난 2021년 11월 부천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봉주 쾌유 기원 마라톤’에서 이봉주가 선수들과 함께 달리고 있는 모습. [연합자료]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등이 굽고 허리가 꺾이는 난치성 질환을 앓은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54)가 투병 뒤 처음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감동을 안겼다.

이봉주는 지난 21일 ‘제28회 삼척 황영조 국제마라톤대회’에 참석했다. 4년 만에 출발선에 다시 선 이봉주는 150m를 달리며 자신의 몸 건강이 점점 나아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봉주는 “몸이 많이 좋아졌지만,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다”며 “노력해서 5km, 10km, 그 이상을 뛸 수 있게 몸을 만드는 게 최대 목표”라고 했다.

이봉주의 참석 소식에 몰린 다른 선수들도 “이봉주 파이팅”을 외치며 그를 응원했다. 이날 이봉주는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 김완기 삼척시청 감독 등과 함께 레이스를 함께 했다.

앞서 이봉주는 2020년부터 원인 모를 통증에 시달렸고, 진단 결과 난치병인 ‘근육긴장 이상증’ 판정을 받았다. 이는 근육 수축과 긴장을 조율하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근육이 굳거나 몸이 뒤틀리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이봉주는 지난 3월 방송된 MBN ‘알토란’에서 “한 예능 프로그램 촬영 중 갑자기 원인 모를 부상이 찾아왔다”며 “배가 딱딱해지면서 점점 굳어져 갔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구부러졌다”고 회상했다.

이봉주는 “병원에서 자세한 검사를 하다가 척추 쪽에 낭종이 있는 걸 발견했다”며 “낭종을 제거하면 지금보다 70~80% 좋아질 수 있다고 해 6시간 넘는 수술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봉달이’, ‘마라톤 영웅’ 등 애칭을 갖고 있는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금메달, 2001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 등 기록을 갖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그의 레이스가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안겼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해 2022년 이봉주를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선정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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