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63% “올해 경기 부정적”, 추가 투자의향 1위는 ‘부동산’

대한민국 부자들 사이에서 올해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지난해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우세한 가운데, 추가 투자 의향이 있는 자산 1순위로는 부동산이 꼽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 746명을 대상으로 이같이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4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실물 경기와 부동산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부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실물 경기는 7%에서 11%로, 부동산 경기는 4%에서 10%로 긍정 전망이 확대됐다. 다만, 부정 전망이 각각 63%, 67%로 여전히 우세했다.

경기 예측을 기반으로 한 올해 자산 포트폴리오 계획에 대해서는 부자 10명 중 7명(70%)이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답변했다. 10명 중 5명이었던 지난 조사보다 관망세로 돌아선 부자가 더 많아진 것이다. 올해 추가 투자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지난해 5%에서 16%로 늘어난 것과 궤를 같이 했다.

지난해보다 금융자산을 줄이고 부동산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11%로 확대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기대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반면 금융자산을 늘리겠다는 응답(10%)은 10%포인트 감소했다.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은 유지한 채 세부 투자 구성만 바꾼다는 응답은 9% 정도였다.

올해 추가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 1순위는 여전히 부동산이었지만, 응답률은 지난해 32%에서 24%로 줄어 예금(22%)과의 선호도 격차가 좁혀졌다.

금리 인하 전망에도 예금 선호도가 주식(16%)보다 높았는데, 부동산 매수 타이밍을 기다리는 대기자금 보관 목적 때문으로 분석됐다.

매입 의향이 있는 부동산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중소형 아파트가 가장 높았고, 토지, 꼬마빌딩이 뒤를 이었다. 대형 아파트 선호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30대 이하 젊은 부자는 아파트 다음으로 해외 부동산(아파트·단독주택)을 꼽아 외화 자산의 범위가 부동산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올해 금융자산의 목표 수익률은 5~10%라는 부자 비율이 47%로 가장 많았지만, 그 비중이 지난해보다 17%포인트 줄었다. 부정적 경기 전망이 우세한 탓에 5% 미만의 저수익을 목표로 하는 부자 비율이 16%에서 25%로 확대됐다.

그러면서도 경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는 부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10% 이상 고수익을 기대하는 부자 비율도 약 7%포인트 증가해 28%에 달했다. 올해 경기 전망에 따라 금융자산 운용 성과에 대한 기대도 양극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고수익을 기대하는 부자들은 유동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며 주식, 펀드 등을 적극 투자하고자 했다. 금, 예술품 등 실물자산을 활용하려는 의지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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