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담보로…의사도 아니다” 집단휴진에 뿔난 시민들 ‘불매운동’ 조짐

전국 의사들이 집단 휴진한 18일 한 대학병원에서 보호자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계가 집단휴진에 돌입한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선 휴진에 참여한 병원들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18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날 무기한 휴진을 시작한 서울대병원에 이어 대학병원들과 동네 병·의원까지 휴진에 동참했다. 보건복지부에 집계된 이날 휴진 신고율은 복지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의료기관 3만6371곳 중 4%(1463곳)에 그쳤지만, 최소한의 시간만 진료를 하는 등 ‘편법’ 휴진 등을 합하면 실제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휴진에 참여한 병원들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역에서 휴진하는 병원 리스트가 공유됐다. 해당 게시글에선 “환자를 담보로 이런 행위를 하다니 앞으로 가지 말아야 한다”, “자기 가족이 아파 죽어가도 파업할 것인지 물어보고 싶다”, “파업만이 답이냐”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18일 오후 휴진을 안내한 한 병원.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소아청소년과에 방문했다 휴진으로 진료를 보지 못했다는 한 맘카페 회원은 댓글에서 “아이가 기침이 심해져서 병원에 가려다가 휴진이라고 나오길래 너무 당황스러웠다”며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소아청소년과까지 문을 닫다니 충격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 역시 “아이가 자가면역 뇌염 진단받아 언제 응급상황이 생길지 모르는데 이런 상황이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경남 지역 한 온라인 카페에선 ‘병의원이 휴진하면 불매하겠느냐’는 설문을 진행해, 전체 응답자 340명 중 80.7%(271명)이 찬성에 투표하기로 했다. 해당 게시글 댓글에는 “사람 목숨을 담보로 거래하는 의사는 의사가 아니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날 휴진에 참여한 병원 중 적지 않은 곳들은 의대 증원에 반발한다는 뜻을 밝히는 대신 ‘개인 사정’, ‘내부 공사’, ‘대청소’, ‘에어컨 청소’ 등을 이유로 휴진하겠다는 안내문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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