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가 18일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좌). 그는 19일 인스타그램에 웃는 사진(우)을 올리며 "다시 용기를 낸다"고 적었다.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부친과 경제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골프 전설' 박세리(46)가 기자회견 하루 뒤인 1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시 용기를 낸다"는 심경을 밝혔다.
박세리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밝게 웃는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선수 시절부터 20년 넘도록 알고 지내온 기자의 질문에 잠시 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며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고 과거부터 현재 놓인 상황까지 많은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금껏 내가 해야만 했고 지켜야 한다고 믿었던 소중했던 것들, 내 생각과 노력들이 내 착각이었을 수 있다는, 어쩌면 그 또한 내 욕심이었을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서라도 깨달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 또 다른 도전과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나를 걱정해 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다시 한번 용기를 낸다. 감사하다"고 썼다.
박세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로부터 "오래전부터 같이 봤고 같이 현장에 있었던 기자로서 굉장히 이런 일이 있다는 게 안타깝고 만감이 교차한다. (부친) 박씨나 어머니, 언니와 같이하면서 함께 했던 시간들이 참 보기 좋았고 이런 일이 있어서 안타까운 데 일이 있기 전에 막을 수 없었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박세리는 감정이 복받친 듯 쉽게 말을 잇지 못하다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는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다. 화도 너무 나고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가족이 저한테 컸고, 그게 다인 줄 알았으니까"라며 "막을 수 없었냐고 말씀하셨는데, 많았다. 계속 막았고, 계속 반대했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아예 아빠와 제 의견이 달랐다. 한 번도 아빠 의견에 찬성한 적도 없고, 동의한 적도 없고, 저의 선택 부분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 씨는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에 참여하려는 과정에서 박세리희망재단 도장을 위조해 사용했고, 이를 뒤늦게 알게 된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지난해 9월 박준철 씨를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은 최근 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박세리는 18일 기자회견에서 그간 부친이 진 채무를 해결하느라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며 "앞으로 아버지와 관련된 채무를 더 이상 변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