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전 대통령이 체포된 당시 모습. [AP=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 법원이 한 50대 남성을 두고 미국으로의 마약 밀반입에 관여한 죄로 중형을 선고했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 남성은 다름 아닌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55) 온두라스 전 대통령이었다.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은 마약밀매 등 혐의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은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해 26일(현지시간) 징역 45년을 선고했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선고 형량은 검찰 구형(종신형)보다 낮지만, 피고인 나이를 고려할 때 사실상 앞으로 일생을 수감 생활로 보내야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014~2022년 재임(연임) 당시 마약 밀매 조직과 공모해 대량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반입하도록 도운 혐의로 지난 2022년 미국 연방법원에 기소됐다.
미국 검찰은 그가 이 과정에서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이던 2004년부터 마약밀매업자와 결탁해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코카인을 들여와 이를 미국으로 보내는 데 관여한 것으로 미국 검찰은 확인했다.
업자로부터 받은 돈은 대선 자금에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마약 밀매 조직의 돈이 사실상 온두라스 모든 정당에 흘러들어갔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뇌물 혐의는 부인했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마약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재임 중이던 2019년부터 제기돼왔다.
그는 퇴임 직후인 지난 2022년 2월 체포돼 같은 해 4월 미국에 신병이 인도됐다.
앞서 그의 동생도 2021년 미국 법원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