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현지시간)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악수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군이 도맡아왔던 우크라이나 군의 훈련과 제반 지원 업무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이관한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유력해지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을 떼더라도 나토가 지원을 이어갈 수 있도록 대비하는 차원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9~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낱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나토가 직접 훈련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의 훈련과 지원을 전적으로 맡아 실행하고 있다.
나토 창설 75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는 회원국 전체 지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WSJ는 “이번 조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줄일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 지원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이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및 훈련’으로 명명될 이 작전을 위해 나토는 독일 비스바덴에 새 사령부를 신설할 예정이다. 작전에는 미국 및 32개국 동맹국에서 파견된 야 700명의 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 작전은 지난 수개월 동안 진척돼 왔지만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선 토론에서 참패를 면치 못하면서 보다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미국보다는 유럽의 걱정거리”라며 “당선되면 취임 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간 전쟁을 해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유럽은 트럼프 재집권 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을 뗄 것을 염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선 토론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적 지원을 하도록 설득한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역대 최고의 세일즈 맨”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2009~2013년 나토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난 이보 달더는 “지원 구조가 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집권 후에도 우크라니아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나토가 역할을 맡게 되면 미국이 지원을 줄이거나 완전히 철회하더라고 지원 노력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에서 극우 정당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대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2013~2017년 나토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3성 예비역 장군 더글러스 루트는 “새로운 지원 체계는 각국 선거 결과에 따른 국내 정치 변화에 대한 정책적 내구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나토 외교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소요될 연간 재정 기여에 대한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논의에는 연간 약 400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는데 다른 회원국들의 기여분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이 주요 공여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