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오른쪽 첫번째) 경총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사회적 대화를 위한 경총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성우·박상현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께서 당선 인사를 통해 ‘좌도, 우도 아닌 국민 속으로 가야한다’고 말씀하셨고, ‘국회는 어느 한쪽을 대표하지 않는다’고도 언급하셨다. 저희 경영계의 의견도 국민의 삶과 맞닿은 이야기로 이해해 달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사회적 대화를 위한 우원식 국회의장·경총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는 우 의장과 이학영 국회부의장, 안호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하고, 경영계의 의견을 담은 ‘22대 국회에 드리는 입법 제안’ 등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손 회장을 비롯해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정상빈 현대자동차 부사장, 차동석 LG화학 사장, 문홍성 두산 사장, 김유신 OCI 사장, 이용호 LX판토스 대표이사 등 경영계 핵심관계자 13명이 동석했다.
간담회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의 필요성 ▷국회에서 다뤄지고 있는 노조법 개정안 문제 ▷노동시장 경직성 ▷법인세율·상속세율 문제를 핵심 주제로 다뤘다. 손 회장과 경영계가 각 사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우 의장 등 정치권의 의견을 청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손경식(왼쪽) 경총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사회적 대화를 위한 경총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손 회장은 인사말에서 “21대 국회에서 지속적으로 노사관계 선진화와 규제개선 방안을 제안했지만, 여전히 경직된 노동시장, 대립과 반목의 노사관계, 과도한 규제가 우리 기업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기업가 정신이 발휘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사관계에서 힘의 균형이 이미 노동계에 치우쳐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법이 개정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노조법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해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원청사업주를 노동쟁의에 끌어들여 노사분규를 확산시키고,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 제한은 불법파업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혁신 등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근로자들도 자신들의 선택과 니즈에 맞춰 근로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연장근로 정산단위 확대와 같은 유연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보상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생산성 혁신에 대한 근로자의 동기부여를 촉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세제 개선과 관련 “투자 활성화와 경영안정성 제고를 위해 법인세와 상속세율이 OECD 평균 수준으로 조정된다면 우리 주력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100년 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달했다.
우원식(오른쪽) 국회의장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사회적 대화를 위한 경총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이와 관련 우 의장은 “전세계적인 글로벌 금융위기, 에너지 안보위헙, 기후위기라는 위기를 극복하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경총 회장단 구성원들의 조언을 가슴에 새겨듣고 국회로 돌아가 여야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국회가 사회경제적 대화의 플랫폼으로 거듭나서 다양한 논의를 이어나가야 한다”면서 “손 회장이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위해 함께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손 회장은 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노란봉부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관련 경영계의 우려를 담은 서한을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전달했다.
손 회장은 “국내 산업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업종별 다단계 협업 체계로 구성돼 있는 상황에서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원청기업들을 상대로 쟁의행위가 상시적으로 발생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 의장은 이와 관련 “그동안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되었다면 서로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우리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지혜를 모을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다만 이번 개정안은 2014년부터 사회적 논의가 오랫동안 있어왔고, 21대 국회에서도 본회의를 통과했던 사안이라는 점을 이해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우원식(왼쪽) 국회의장과 손경식 경총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사회적 대화를 위한 경총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