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부진 민주당 전대…문제는 득표율 아닌 ‘투표율’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이재명 당 대표 경선 후보의 압승으로 연일 진행되면서 흥행 부진으로 ‘컨벤션 효과’까지 누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권리당원의 투표율마저 저조한 가운데, 당내에선 ‘반쪽짜리 선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민주당에 따르면 충북과 충남지역 순회경선이 있었던 28일 기준 시도별 권리당원 온라인투표 참여율은 31.94%로 집계됐다. 이는 권리당원 선거인 수 28만7422명 중 9만1798명이 참여한 수치다.

현재 진행 중인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90.41%로, 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적극적 지지층인 권리당원의 투표율은 저조한 상황이다. 이런 흥행 부진에 전당대회 기간 통상 정당들이 누리는 ‘컨벤션 효과’ 역시 현재 민주당에는 감지되지 않는다.

이런 흥행 부진을 보는 당내 분위기는 복잡하다.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점은 아쉽지만, ‘폭로전’과 ‘상호 비방’으로 점철됐던 국민의힘 전당대회 사례를 보면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 낫다”는 것이 당내 공유되는 정서다.

민주당은 8월 3~4일엔 전북, 광주, 전남에서 전당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호남은 수도권에 이어 두 번째로 권리당원이 많은 지역으로, 해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때문에 호남지역에서 ‘반전’이 나오지 않는 한, 추가적인 흥행 요소 역시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ARS 투표 결과 또한 전당대회 마지막 날과 그 직전인 8월 17~18일 투표 종료 후 발표돼 전당대회 진행 중엔 결과를 알 수 없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저조한 투표율에 자칫 ‘반쪽짜리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생각보다 투표일이 높게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원사이드한 선거 결과로 반쪽짜리 선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지금 권리당원 투표율이 너무 낮다”며 “40%까지 나와주면 좋은데, 투표율 35%를 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전 대표의 당선이 당연시돼 투표를 굳이 해야 하나 싶은 것도 작용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박상현·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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