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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삼성전자 주가 촉매제로 기대되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양산이 가시화하면서 증권사 목표주가도 상향되고 있다. HBM은 올해 반도체 종목 주가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요소다. HBM 수혜로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8배 상승률을 나타냈다.
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은 11만1167원이다. 한 달 전 목표주가 평균(10만4640원) 대비 6.24% 증가했다.
목표주가 상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매출 개선 전망이 반영되면서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10조4439억원)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DS 매출은 2년 만에 경쟁사 TSMC를 뛰어넘었다.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이 회복 된데다 향후 HBM 출하량 가이던스(전망치)도 상향됐다. 2분기 매출 발표 후 증권사 4곳이 목표주가를 올렸고 KB증권의 경우 최대치인 13만원을 제시했다.
HBM 생산량 확대는 핵심 촉매제다. 교보증권은 하반기 HBM 램프업(생산량 확대)으로 하반기 3배 이상 성장 전망을 내놨다. 신영증권은 내년부터 삼성전자 디램 케파(생산능력)의 30%가량이 HBM으로 전환되면 공급 부족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 전망이 하반기 주가에 반영될 거라 봤다. 특히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 납품을 위해 진행 중인 퀄 테스트(품질 검증) 통과 전망이 나오면서 기대감도 고조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HBM3E 납품 계획을 밝히며 8단 제품은 3분기, 12단 제품은 하반기를 시점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말 블룸버그는 2~4개월 내 통과를 전망했고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내달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HBM3E의 PRA(Production Readiness Approval) 내부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8~9월 승인을 전망했다. PRA란 기업 내부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 대해 양산 승인을 하는 절차로 본격적인 양산의 직전 단계다.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도 물량과 단가 문제로 결국 삼성전자로부터 HBM3E 공급이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공급사로 들어오면 엔비디아 입장에선 경쟁을 통해 저렴한 단가로 납품받을 수 있다. 이로써 자사 ‘AI 가속기’ 가격도 조정이 가능해진다.
일찍이 엔비디아에 HBM를 공급하며 엔비디아 밸류체인(가치사슬)에 묶인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주가가 35.7% 올랐다. HBM 부품인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공급하는 한미반도체는 109.4% 폭등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4.4% 상승에 그친다. 코스피 상승률(4.04%)보다 높지만 올해 반도체 업종 강세 흐름과 비교 시 부진하다. 올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의 절반(18.75%)만 올랐더라도 주가는 9만3809원이 된다. 올해 SK하이닉스 주가 상승률과 동일하게 수혜를 입었다면 10만8017원을 기록하며 목표주가에 근접하게 된다.
삼성전자 외국인 투자자 보유 비중은 56.46%다. 지난달 5일부터 한 달 가까이 올 들어 최고 수준인 56%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초 54%에서 출발한 외국인 비중은 지난달 18일 56.53%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HBM 생산 증가에 따른 실적 기대감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