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 폭로’ 안세영, 협회 조사 불응…대신 장미란 만났다

안세영(좌), 장미란 차관(우)[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을 딴 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조리를 폭로한 안세영이 협회 자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제안에 불응하고,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비공개 면담했다.

21일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안세영 측에 진상조사에 참여해달라고 제안했지만 안세영 측이 거부하는 공문을 보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금메달은 목에 건 직후 배드민턴협회가 그동안 선수를 데대로 보호하지 않았다며 대표팀 운영 및 훈련, 선수 보호 시스템 등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후 대표팀 안에서 어린 선수들이 선배 선수들의 빨래며 청소를 대신 하는 문제까지 터져 나왔다.

논란이 일자 배드민턴협회는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지난 16일 1차 조사를 진행했다. 4시간 동안 진행된 1차 조사에는 김학균 대표팀 감독 등이 나왔고, 김 감독은 안세영과의 불화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배드민턴협회는 1차 조사를 마친 후 "안세영 선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차기 회의 때는 안세영 선수를 포함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안세영 측은 협회 조사에 불응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진상 조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협회 조사가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고 조사에 불응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 측 진상 조사위에는 협회 수뇌부 일부가 참여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배경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받아야할 협회가 조사를 하는 상황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안세영은 배드민턴협회의 1차 조사가 있었던 16일 SNS에 입장문을 내고 "배드민턴협회가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 조사에 불응한 안세영은 19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비공개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세영은 그동안의 고민 등을 허심탄회하게 말했고, 장 차관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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