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서 타는 냄새 나” ’7명 사망 부천 호텔 화재’ 참사 직전 방 바꾼 투숙객

22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소방관계자들이 화재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경기 부천의 한 대형 모텔에서 발생한 화재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이 합동감식에 나선 가운데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810호'에 관심이 집중된다.

화재 당시 810호에는 투숙객이 없었는데, 애초 이 방을 배정받은 손님은 '방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며 방을 바꿨다.

23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력 등 관계기관과 함께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감식을 진행한다.

23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 일대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

이상돈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화재가 일어나기 전에 한 투숙객이 타는 냄새가 난다며 방을 교체했다"며 "정확한 시간은 아직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불이 객실 내 어디에서, 어떻게 났는지는 확인이 안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투입되는 합동감식팀은 최초 발화 장소로 지목됐던 810호 객실 내부 조사를 통해 원인 조사에 나서는 한편, 추가 인명피해는 없는지 정밀 수색 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전날 오후 7시 39분께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8층 객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기 시작해 옆 객실로 번졌다. 이 화재로 투숙객 등 7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외국인도 포함됐다. 사망자 중 남녀 2명의 경우 화재 발생 뒤 소방대원이 건물 밖에 설치해놓은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숨졌다.

22일 오후 경기 부천 모 호텔의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이 불로 7명이 숨졌고 다른 투숙객 등 12명이 다쳤다. [연합]

소방대원들이 내부 수색을 했을 때 처음 불이 난 810호(7층) 객실에는 투숙객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층에는 6개 객실에 총 12명이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텔 관계자에게 최초로 연기가 난다는 제보를 한 투숙객은 이번 화재현장을 벗어나 생명에 위협이 될만한 정도의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모텔은 부천시청역 인근에 위치한 중형급 숙박 전용호텔로 2003년 준공됐다. 총 64개의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준공 당시 관련 법 상 스프링클러가 의무화 되지 않았다.

22일 오후 경기 부천 모 호텔에서 불이 나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 불로 투숙객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며 다른 투숙객 등 5명이 부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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