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인근 민간 기업의 자동차 운송 창고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은 모습. [EPA]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러시아군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역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공습해 7명이 숨졌다고 키이우인디펜던트와 국영 우크린폼 통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AP통신은 0시께부터 새벽까지 계속된 이번 공습이 최근 몇 주 사이 최대 규모라고 평가했다.
데니스 슈미할 총리는 러시아군이 드론과 순항 미사일,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동원해 밤새 우크라이나 전역 24개 주 가운데 절반을 넘는 15개 주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수도 키이우 외곽에선 드니프로강의 수력발전소가 공격받았다. 국영 우크레네르고와 민영 DTEK 등 전력 업체들은 잇따라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러시아군 공습으로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겼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청은 북서부 루츠크와 지토미르, 동부전선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와 자포리자 등지에서 모두 7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군산복합체를 지원하는 변전소와 가스 압축시설, 항공무기 저장시설 등을 정밀무기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저녁 연설에서 “120발 이상의 다양한 미사일과 100대 넘는 샤헤드 드론이 쿠르스크와 벨고로드, 흑해, 크림반도 등지에서 발사됐다”며 서방에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 무기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미사일 127발 중 102발, 드론 109대 중 99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우크라이나 동쪽 사라토프와 모스크바 북동쪽 야로슬라블 등 8개 주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22대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은 페이스북에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자체 생산 무기”라고 적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가 독립기념일인 지난 24일 공개한 신형 국산 드론 팔랴니차를 투입해 보복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우크라이나는 팔랴니차 소개 영상에서 20곳 넘는 러시아 남서부 공군 비행장이 이 드론의 작전 범위 안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는 이날 공습 과정에서 드론으로 추정되는 비행 물체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마치에이 클리시 폴란드 육군 작전사령관은 이날 오전 6시43분 우크라이나 서부 체르보노흐라드에서 폴란드 영공으로 비행 물체가 진입했다면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기상 조건 때문에 격추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