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저평가 해소 일환으로 추진된 ‘코리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가 이달 출시된다. 증시 변동성 확대 속 주도주가 사라진 가운데 하반기 모멘텀이 될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이달 발표 예정이다. 2개(우수기업·유망기업)지수로 나누는 안도 논의 됐으나 1개 지수 발표로 확정됐다. 현재는 지수 움직임을 미리 살펴보고, 최적의 방법론을 찾기 위한 지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완료 후 보완점을 개선한 뒤 발표될 예정이다.
거래소 측은 1개 지수가 나오지만 시장 수요에 따라 추가 지수 제공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앞서 밸류업 자문단 회의에서 밸류업 공시 이행사에 대한 우대 필요성에 공감대가 모아진 만큼 지원 수준도 주목할 포인트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당국이 주도한 정책 지수다.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올해 드라이브를 건 밸류업 프로그램 일환으로 기획됐다.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기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일본 밸류업 지수인 ‘JPX 프라임(Prime) 150’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지수는 시총 상위 500곳 중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초과 ▷ROE(자기자본이익률) 8% 초과 ▷ROE가 COE(자기자본비용) 상회 등을 요건으로 한다.
증권가는 ROE, PBR을 비롯해 주주환원율을 주요 편입 기준이라 꼽는다. 주주환원율에 무게중심을 둔다면 은행업이 유리하다고 본다. 정석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준으로)가장먼저 떠오르는 것은 주주환원율”이라며 “은행업이 다른 업종에 비해 우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를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았다. 다만 ROE와 PBR에 중심을 둘 경우 은행업이 불리하다고 봤다. 은행업종은 평균 PBR이 1배 미만이며 지난 10년간 ROE가 10%를 하회하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예상 편입 종목을 제시한 증권사(하나·유안타·유진투자·LS) 전망을 종합하면 현대차·기아,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종목과 메리츠금융지주, KB금융, 신한지주 등 은행업은 유력 후보군이다. ‘만년 저평가주’로 꼽혔던 LG, 포스코홀딩스 등 지주사도 예상 종목이다. LG는 지난달 총 5000억 규모의 LG전자, LG화학 주식을 장내 매수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오는 4분기 발표한다고 공시했다. 포스코홀딩스도 4분기 밸류업 공시를 예고했다.
하나증권은 한미반도체, 코리안리, SK, 삼성물산, KT&G 등을 꼽았고 유안타증권은 삼성생명, 셀트리온, HMM, 금호석유 등을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HD현대일렉트릭, 삼양식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을 LS증권은 포스코, GS 등을 제시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후 오는 12월에는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예정이다. 초기 은행업종 위주 밸류업 공시에 참여했지만 비은행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들에게 우선권 주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까지 공시한 기업과 앞으로 공시할 기업들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라며 “업종별 쿼터를 둔다면 금융주 이외의 저PBR 주들이 상대적으로 지수에 많이 편입될 수 있다”고 봤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