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10월 금리인하 가능성↑” vs “가계대출 더 봐야”…시선 엇갈린 채권시장 [투자360]

최상목(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별관에서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주요 결과 및 국제금융시장 동향 관련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1bp=0.01%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 가운데 19일 국내 채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개시 시점을 두고 엇갈리고 있다.

미국이 긴축 완화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한국 역시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가계대출 증가세가 약해지는 데이터를 확인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오전 9시 50분께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1bp 오른 연 2.861%,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7.6bp 오른 연 3.003%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미국 국채 금리 흐름에 연동된 분위기다.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연 3.6210%,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3.7060%로 각각 1.20bp, 5.90bp 상승했다.

이미 시장에는 빅컷 기대감이 상당히 컸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향후 인하 속도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다소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으로 해석된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의 빅컷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개시 시점에 미칠 영향에 대한 채권 시장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빅컷으로 한은이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명분이 만들어졌다”며 “내수나 수출 등 국내 지표가 좋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통화정책까지 변화하며 10월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 4명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언급한 점도 다시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 이후 가계 대출이 줄어들 수 있고, 내수가 하반기 많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이 이번에 50bp 인하해줬기에 한국이 (금리 인하를) 11월로 미룰 이유는 소거됐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안정을 볼 수 있는 데이터가 아직 없더라도 지금은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미국 역시 고용 측면에서는 선제적으로 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이 많이 나오지 않았느냐”고 강조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내수 및 수출 모두 둔화 압력을 보이고 있다”며 “가계대출 증가세는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의 문제이지 금리 인하 여부 자체를 제약시키는 요인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추진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10월 (금리 인하) 단행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전히 11월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미국의 빅컷으로 오히려 한은이 가계대출 증가세 등 국내 요인에 집중할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본 유출 압력이 더 낮아졌으니까 금융안정 등 국내 요인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본다”며 “미국이 빅컷을 단행했으니 한은도 10월 25bp라도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이해하나 그게 10월이어야 하는 명분은 사실 없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1월 인하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고 본다”며 “지난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10월 당장 인하할 수 있다는 톤으로 의견을 낸 금통위원은 많아야 2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9월 추석 연휴가 길었고 (금통위 전) 10월 초 연휴도 있다”며 “이 기간 가계대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그것으로 확대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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