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병대원이 하와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을 운용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K-방산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반 무인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연구개발 인력을 확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방산 4사는 매년 연구인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IG넥스원 연구개발 인력은 올해 6월 말 기준 2680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58.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2400명)과 비교했을 때 28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KAI 연구개발 인력은 60명 늘어난 2239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기준 1212명의 연구개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연구개발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들어 방산 분야에서 3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새로 채용했다.
KAI가 개발한 군단무인기 RQ-101. [KAI 제공] |
방산 4사는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연구개발 인력을 뽑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체 채용 인원의 55% 이상을 연구개발 직군에서 선발할 예정이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연구개발 인력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는 차별화된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여겨보고 있는 신기술은 바로 무인화이다. 전 세계적인 인구 감소로 주요 국가들은 병력 공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당장 우리나라 국군 병력도 저출산 여파로 지난해 말 기준 50만명 아래로 줄었다. 주요 국가 및 기업들은 해결책으로 무인화 기술을 꼽고 있다.
LIG넥스원의 무인수상정 해검2. [LIG넥스원 제공] |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AI 기반 무인 무기체계 시장 규모가 2020년 약 16조원에서 연평균 10.4% 성장해 2030년 41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방산업체들은 무인 무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 무인화 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해병대 훈련장에서 아리온스멧의 성능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아리온스멧은 AI와 딥러닝 기술을 통해 사람과 차량을 식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회 전기 충전에 1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KAI는 자체 다목적 무인기에 AI 파일럿을 탑재해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이르면 2026년에는 다목적 무인기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 [현대로템 제공] |
LIG넥스원은 2010년대부터 무인수상정 개발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정찰용 무인수상정 체계개발 사업에서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7월에는 미국 사족보행 로봇 전문 기업인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완료,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현대로템은 2018년 처음 선보인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 기능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HR-셰르파는 종속주행을 비롯해 원격주행 등 다양한 무인 운용 기능을 갖췄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AI 기술 고도화 여부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되는 만큼 방산업체들은 연구개발 인력을 지속해서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