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관망세에 매물 적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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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최근 몇 달 새 대출규제가 강화되며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물량이 처음으로 9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거래량이 주춤하며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21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량은 9만274건으로 집계됐다. 아실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석 달 전(7만8000건대)과 비교하면 약 16% 늘어난 것이다.
2021년 4만건대였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2022년 5만건대, 지난해 7만건대를 돌파한 후 올해 상반기 8만건대까지 쌓였다. 하반기 들어 7만건대 후반까지 줄어들었던 매물량은 9월 들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같이 매매시장에 매물이 쌓이는 건 지난 9월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더불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인상 등 자금조달 문턱이 높아진 영향이다. 이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돼 거래가 줄어들고 매물만 쌓여가는 모습이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465건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7월(9190건)과 비교하면 약 38%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8월 6481건 거래됐다가 대출규제가 시작된 9월 3104건으로 급감한 뒤 3000건대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심리를 나타내는 통계 지표를 봐도 매도세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지난 11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40.5로 11주 연속 하락했다. 매수우위지수는 KB부동산이 표본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로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음을, 100미만일수록 매도자가 많음을 뜻한다. 100미만일수록 한산함을 의미하는 거래활발지수 또한 서울이 11월 둘째 주 9.7을 기록해 10주 연속 낮아졌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2단계 스트레스DSR과 같은 대출규제 영향으로 9~10월 들어서 거래량이 줄어들었다”며 “거래가 주춤하며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매물이 쌓이면 가격이 하락해야 하는데 11월 셋째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는 상승폭이 축소됐을 뿐 떨어지진 않았다”며 “아직까진 가격 하락 현상이 보이고 있지 않아 올 연말까지 시장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