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물을 디딤돌로 만드는 낱말, ‘하지만’

탄성인간 알리아 보질로바 지음 손영인 옮김 피카(FIKA


“잘하는 일을 더 잘하도록 강요하고 우수한 결과를 내기 위해 사회적 압력과 경쟁을 가하는 건 효과적 공식으로 입증됐지만, 심리적 낙진을 초래했다.” “자본주의 최악의 측면인 물질주의와 생활비 문제를 가진 반면, 가장 좋은 부분인 자기실현과 개인주의는 무시했기에 스트레스와 절망으로 이어졌다.”

유튜브 구독자가 240만명에 달하는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맨슨. 그가 1월 말께 올린 유튜브 동영상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는 237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수 개월간 뜨거운 감자가 됐다. 24분 가량 이어지는 동영상에서 그는 한국에 대해 뼈아픈 질타를 쏟아낸다. 특히 ‘마음의 병’이 깊어진 한국인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엔 연민 마저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이 동영상에 공감이 가는 건 한국인으로서 분명 슬픈 일이지만, 사실 그가 언급한 내용 중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메시지가 있다. 바로 한국인 특유의 ‘회복탄력성’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한국의 진정한 힘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커진 대중문화 지배력이 아니라, 내부 문제를 인정하고 해결하는 남다른 회복탄력성”이라고 말한다.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방해물을 끝내 디딤돌로 바꿔 기회로 만드는 힘, 분명 이런 특성은 한국이 가지고 있는 저력 중 하나다. 그리고 올바르게만 접근한다면 개개인의 삶에서도 초능력처럼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인생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가만히 있을지, 싸울지, 도망갈지 혹은 얼어붙을지, 단순히 관찰하고 있을지, 수동적으로 참여할지 아니면 삶을 적극적으로 창조할지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회복탄력성에 달려 있다.

신간 ‘탄성인간’은 회복탄력성 전문 심리학자이자 알리아 보질로바가 알려주는 ‘회복탄력성 키우기 4단계’가 담긴 자기계발서다. 저자에 따르면 그 과정은 ▷인식 ▷소속감 ▷호기심 ▷추진력 등으로 이어진다.

삶은 회복탄력성의 구심점에 자리한 나에 대한 ‘인식’만큼 달라진다. 위기 때 알 수 없는 힘을 주는 ‘소속감’은 인생이라는 책을 다시 쓰게 만든다. 목적을 품고 질문하는 ‘호기심’이 가능성을 선사하고, 계속 나아가는 ‘추진력’이 성장을 이끈다. 저자는 “최고의 성과를 내야 하는 스포츠계, 기업, 정부, 예술계, 비영리 부문, 위기에 처한 집단 등에서 만난 회복탄력성 영웅들을 저마다 특별하고 다채로웠다”며 “하지만 그들은 모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이런) 같은 원칙을 따랐다”고 전한다.

회복탄력성을 발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하지만’을 문장에 더해 의미를 다르게 만드는 방식이 있다. 내 삶을 고갈시키는 문장을 떠올리고, 그 뒤에 ‘하지만’을 붙여 문장을 재구성하면 된다. 조직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탓에 사람을 대하는 게 꺼려진다면 ‘나쁜 대우를 받았고 그래서 관계를 맺는 게 망설여진다. 하지만, 나는 대다수 사람은 선의가 있다는 희망을 품고 인맥을 넓히기 위해 노력한다.’는 식이다. ‘하지만’이란 단어 하나를 붙였을 뿐이지만, 관점이 달라진다.

저자가 재정의한 회복탄력성은 ‘회복하는 것’이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경험을 통해 배우고 흡수하는 능력, 답을 제시하기 전에 잠시 멈추는 능력도 회복탄력성에 포함될 수 있다.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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