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 돕는 칠곡 할매래퍼그룹 텃밭 왕언니, 홀몸노인 50가구에 김장 나눔 ‘훈훈’

칠곡할매래퍼그룹 ‘텃밭 왕언니’가 홀몸노인들에게 전달할 김치를 담그고 있다.[칠곡군 제공]


[헤럴드경제(칙곡)=김병진 기자]혼자 살며 래퍼로 활동하는 할머니들이 텃밭에서 정성껏 재배한 농산물로 담근 김치를 홀몸노인 50가구에 전달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경북 칠곡군에서 수니와칠공주와 랩 배틀을 펼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평균 연령 84세의 8인조 할매래퍼그룹 ‘텃밭 왕언니’다.

10일 칠곡군에 따르면 텃밭 왕언니는 전날 왜관읍 홀몸노인을 찾아 “우리도 홀몸노인이라 외로움 잘 알죠. 우짜든지 힘냅시다”라며 작성한 친필 편지와 김장 김치를 전달했다.

텃밭 왕언니는 칠곡군이 왜관읍도시재생사업으로 마련한 208㎡(63평) 규모의 텃밭을 무상 분양받아 배추와 무 등 농산물을 재배했다.

칠곡군은 2022년 공터로 방치된 공간을 정비하고 주민 간의 유대감 형성을 통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텃밭을 조성했다.

할머니들은 텃밭에 모여 랩을 연습하는 것은 물론 밭에 씨를 뿌리고 잡초를 제거했다.

또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물을 주고 자식 돌보듯 애지중지 농산물을 키워나갔다.

특히 태풍이 북상하거나 집중 호우라도 내리면 농작물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할머니들은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는 홀몸노인들에게 양보하기로 했다.

할머니들의 뜻깊은 기부가 알려지자 왜관읍 바르게살기운동 회원과 칠곡군 공직자들이 정성껏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고 김치를 담그며 힘을 보탰다.

할머니들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가득 담긴 김장 김치를 전달받은 홀몸노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값진 김치”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텃밭 왕언니 이인영(77) 할머니는 “영감은 저세상 가고 자식은 떨어져 지내다 보니 혼자 사는 외로움이 너무 크다”라며 “랩으로 버무린 김치로 건강을 챙기고, 우리처럼 세상 밖으로 나와 랩을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 어르신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셨다.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무료함과 외로움을 달래고 세상과 적극적인 소통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칠곡군에는 주요 외신으로부터 ‘k-할매’라고 불린 수니와칠공주를 비롯해 텃밭 왕언니, 우리는 청춘이다, 어깨동무 등 6개 할매래퍼그룹이 활동하며 실버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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