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산격청사 전경.[대구시 제공] |
[헤럴드경제(대구)=김병진 기자]대구시는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대구시행복진흥원에서 실태조사를 실시해 총 311명의 가족돌봄 청소년을 발굴했다고 15일 밝혔다.
가족돌봄 청소년이란 혼자서 생활하기 어려운 가족의 일상생활을 돕거나 생활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담하는 13세 이상 39세 이하자를 말한다.
이러한 가족돌봄 청소년들은 가족을 돌보는 책임으로 인해 학업과 자기개발, 사회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가족을 돌보는 일이 당연한 도리라는 인식이 있어 생활이 어려워도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대구시는 가족돌봄 청소년의 현황을 파악하고 체계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대구에 거주하는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온라인 설문을 통해 실시한 실태조사에는 총 1996명의 청(소)년이 참여했다. 그 중 데이터 분석과 전화상담을 통해 가족돌봄 청소년은 31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 참여한 전체 대상자 중 남성은 52.7%, 여성은 47.3%를 차지했다. 가족돌봄 청(소)년은 여성이 65.9%를 차지해 여성이 남성보다 가족돌봄 부담을 더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돌봄 청소년 311명 중 일상생활 도움과 생계비를 모두 부담하는 경우가 68.2%로 가장 많았다. 일상생활만 돕고 있는 경우는 28.6%, 생계비만 부담하는 경우는 3.2%로 나타났다.
가족돌봄 청소년이 돌보고 있는 대상은 (외)할머니(38.9%), 어머니(34.4%), 아버지(22.5%) 순으로 조사됐다. 돌봄이 필요한 이유는 중증질환을 앓거나 수술을 받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가족돌봄 청소년과 비돌봄 청소년을 비교해 보면 삶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가족돌봄 청소년(2.87점)이 비돌봄 청소년(3.41점)보다 많이 낮았다. 미래준비 정도 또한 가족돌봄 청소년(2.56점)이 비돌봄 청소년(2.84점)보다 다소 낮았다.
특히 우울감 조사에서 우울증상 고위험군은 가족돌봄 청소년(28.3%)이 비돌봄 청소년(17.1%)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으며 사회적 고립 정도 또한 가족돌봄 청소년(7.4%)이 비돌봄 청소년(6.2%)보다 고위험군 비율이 높았다.
가족돌봄 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의료지원(3.95점), 생계지원(3.86점), 주거지원(3.30점), 돌봄지원(3.29점) 순으로 나타났으며 청(소)년 자신에게 필요한 도움은 휴식지원(3.45점), 문화·여가활동지원(3.38점), 일자리지원(3.12점) 순으로 집계됐다.
정의관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올해 실태조사를 통해 가족돌봄 청소년의 어려움과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가족돌봄 청소년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