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자판기 뜯던 절도범…승강장 안전문에 비친 잔상에 덜미

문짝이 틀어진 자판기 [뉴시스]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지하철 매봉역 승강장 커피 자판기에서 물건을 훔치려던 절도범이 범행을 부인했지만 승강장 안전문에 비친 범행 장면으로 덜미가 잡히게 됐다.

서울교통공사는 매봉역 직원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승강장 안전문에 비친 범행 행각을 확인, 절도범을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8시 25분께 지하철 3호선 매봉역에서 신원미상의 50대 남성이 열차에서 내린 뒤 건너편 승강장으로 가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자판기의 문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당시 현장을 순회하며 근무 중이던 매봉역 부역장 A씨가 이를 발견했고, 난동을 부리며 도주하려고 한 범인을 즉시 제압하고 다른 직원 도움을 받아 경찰에 신고했다.

문제는 범인이 사전에 CCTV가 비추지 않는 사각지대임을 알고 범행을 계획했다는 점이었다. 이후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자세한 정황을 물었으나, 범인은 범행을 완강히 거부했고 증거를 내놓으라며 계속 난동을 부렸다.

그 때 부역장 A씨가 승강장 안전문에 범행 장면이 비췄을 수 있으니 확인할 것을 제안했고, 확인 결과 승강장 안전문이 거울 역할을 해 자판기 문을 뜯어내고 있는 범인의 모습이 담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역장 A씨의 제지로 절도 범행은 미수에 그쳤으나 승강장 안전문에 비친 영상을 근거로 경찰은 재물손괴죄로 범인을 입건해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재물손괴죄 위반 시 형법 제366조에 따라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700만원 이하의 처벌을 받는다. 동법 제371조에 따라 미수범도 처벌된다.

마해근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일요일 아침 시간에도 성실하게 근무에 임한 역 직원들 덕분에 범인을 신속하게 검거할 수 있었다”며 “지하철 내 범죄, 무질서 행위를 발견하면 빠른 대처를 위해 경찰과 공사 직원에게 신속하게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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