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시 모집 105명 늘었다…지방대 의대 경쟁 치열할 것 [세상&]

SKY 자연계열 수시 미선발 189명→128명
종로학원 “최상위권 학생 의대 집중 지원 탓”
의대 수시 이월 인원 105명, 작년 대비 62명↑
“서울 최상위권 학생 상당수 정시 지방 의대 지원”


‘의대 증원 정책’ 영향이 2025학년도 수시·정시 모집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의대 증원 정책’ 영향이 2025학년도 수시·정시 모집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소위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의 수시모집 미선발 인원은 지난해보다 줄었다. 이는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이 의대에 ‘집중’ 지원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정원이 늘어난 39개 의과대학 정시 이월인원은 105명으로 4년 만에 1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증원이 집중됐던 지방의대 지역인재 선발전형에서 정시 이월 인원이 크게 늘었다.

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SKY 수시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총 279명(인문·자연·예체능 정원 전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이월 인원 337명보다 58명 적은 수치다.

대학에서는 수시 모집에서 최초 합격자와 예비합격자를 발표한다. 각 대학에서는 빈자리를 통상 예비합격자 중에 충원하는데, 기한 내 충원이 되지 않으면 정시 전형으로 이월한다. 수험생들은 수시에서 최대 6번의 기회가 있다. 6번의 기회에서 ‘동시 합격’이 이뤄지는 경우 다른 대학을 택하거나 포기할 수 있다. ‘의대 증원 정책’ 영향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이 ‘SKY 이공계 학과’보다 의대에 집중적으로 지원해 SKY 대학의 수시 미선발 인원은 줄었다는 분석이다.

수험생 가운데 특히 자연계열의 수시 미선발 인원이 크게 감소했다. SKY 자연계열의 경우 지난해보다 61명 감소한 128명을 미선발 했다. 학교별로 보면 서울대 33명, 연세대 17명, 고려대 78명이다. 인문계열은 143명을 선발하지 못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3명 늘어난 수치다. 종로학원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SKY 이공계 학과보다 의대에 집중적으로 지원해 수시 미선발 인원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활동우수형) 자연계열 면접구술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


이같은 상황에서 의과대학 정시 이월인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 위주로 돌아가는 정시 입시에서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전국 39개 의대에 수시 미충원 인원과 정시 이월 규모 현황을 파악한 결과 총 105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의대의 수시모집에서 정시로의 이월 인원은 ▷2020학년도 162명 ▷2021학년도 157명 ▷2022학년도 63명 ▷2023학년도 13명 ▷2024학년도 33명이었다.

올해 의대 수시 이월 인원은 지난해 18개 대학 43명보다 62명 늘어나 39개 대학 105명으로 파악됐다. 39개 의과 대학 가운데 정시 이월 인원은 25개 대학에서만 발생했다. 39개 의대는 수시에서 3118명, 정시에서 1492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으나, 수시에서 채우지 못한 105명이 정시로 넘어가면서 정시 선발 인원은 최종 1597명이 됐다.

이 가운데 23개 대학이 지방권 의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 울산 등 경남권에서 29명(지난해 3명), 대구·경북 23명(지난해 7명), 충청 30명(지난해 16명), 호남 12명(지난해 2명), 제주 2명(지난해 0명), 강원 7명(지난해 6명) 등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서 지방권 의대의 증원이 집중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통상 의과 대학은 정시 추가 모집 규모가 거의 없었지만 올해는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 국어와 수학이 예년보다 평이하게 출제돼 최상위권 의대 지망 수험생 그룹에서는 동점자가 많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권 학생 상당수가 정시에서 수시와 달리 지방권 의대의 전국 단위 전형에 대거 지원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수시 때 지방권 지역인재 전형이 많아 수도권 학생이 부담을 느낀 것과는 대조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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