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환대’ 김범석, 국회 청문회는 불참…정치권 압박 계속되나

쿠팡 측 CEO 대거 증인 채택 ‘이례적’
환노위원장 “추가 청문회·고발 검토”
주7일 배송 확산 앞두고 본보기 분석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 및 대유위니아그룹 임금체불 관련 청문회에 출석한 강한승 쿠팡 대표가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정치권이 21일 배송기사 과로사 관련 국회 청문회에 불참하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대상으로 추가 청문회를 검토 중이다. 업계는 주 7일 배송을 촉발한 쿠팡이 배송기사의 근로 여건 개선안을 내놔야 한다는 압박으로 보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오전 ‘쿠팡 택배 노동자 심야 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를 개최한다. 쿠팡 배송 기사의 근로조건 현황과 문제점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정부와 쿠팡 측 대응 방안을 점검하기 위한 자리다.

앞서 환노위는 김 의장과 강한승 쿠팡 대표, 홍용준 쿠팡 CLS 대표, 정종철 쿠팡 CFS 대표, 손민수 굿로지스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김 의장과 손 대표는 지난주 국회에 불참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 일정을, 손 대표는 개인 사유를 이유로 들었다. 굿로지스는 쿠팡 CLS의 배송 업무를 위탁받은 택배대리점이다.

국회 상임위원회 청문회에 쿠팡 측 경영인 4명이 한꺼번에 증인으로 불린 것은 이례적이다. 국회법상 청문회 증인은 참고인과 달리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 만약 불참할 경우 상임위 차원에서 불참 사유를 검토한 뒤 법적 조치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라는 명분이지만, 여야 모두 김 의장에 대한 별도 청문회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환노위원장인 안호영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소속 의원들과 의논해 (김 의장에 대한) 추가 청문회나 고발 여부 등 관련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형동 의원은 “김 의장 참석 여부가 이번 청문회에서 제일 중요하다”며 “참석이 어렵다면 추가로 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쿠팡의 ‘로켓배송’이 촉발한 ‘주 7일 배송’ 확산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정치권이 쿠팡을 본보기로 삼은 것으로 판단한다. 쿠팡이 청문회를 계기로 야간 배송 방식 조정과 건강검진 지원책 등 대안을 마련하면 다른 업체가 따르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야간작업 자체를 정부 측에서 문제 삼아 규제하기 시작하면 주 7일 배송이나 새벽 배송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정부 역시 소비자 원성을 감당할 수 없어 규제를 하지도 풀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새벽 배송을 그만두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라며 “야간작업자에 대한 건강검진을 강화하거나 의무휴무를 규정하는 등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쿠팡은 지난 14일 고용노동부의 ‘쿠팡 CLS 종합 근로감독 결과’ 발표 이후 별도 개선 조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청문회에 홍 대표가 직접 출석하는 만큼 청문회에서 개선 방향을 언급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근로감독은 24시간 배송 사업에 대해 이뤄진 최초의 감독이다. 고용부는 쿠팡 배송 기사(퀵플렉서)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쿠팡 CLS 본사, 서브허브, 배송캠프, 택배 영업점 등 총 82개소를 대상으로 시행된 산업안전보건 분야 기획 감독에서는 41개소에서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쿠팡 CLS 위탁업체 3개소에서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쿠팡 CLS 위탁업체 4개소 및 CJ대한통운 물류센터 2개소에서는 일용근로자 360여 명에 대해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부는 근로자 및 배송 기사의 건강권 보호와 작업 환경 개선안 마련을 쿠팡 CLS에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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