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향후 30년간 미국 주택 가치 1조 4천700억달러 감소

기후변화재해 주택가치 감소
알타데나 산불로 타버린 집터에서 한 주민이 망연자실해 있다.[AP=연합]

미국의 심각한 기후변화에 따라 허리케인과 가뭄 그리고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가 극심해지면서 오는 2055년까지 미국 내 주택 가치가 무려 1조 4천700억달러나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 연구 비영리단체 ‘퍼스트 스트릿’이 미국 39개주에서 30만채 이상의 주택 데이터를 분석해 작성한 ‘부동산 가격의 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급격히 커지면서 미국내 주택 가치 하락폭도 더욱 커져 그 규모가 1조4천7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퍼스트 스트릿은 “자연재해로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은 주택 보험료가 이미 미국 평균의 3배를 넘겼고 그마저도 신규 가입이나 보험 갱신이 어려워지고 있다”라며 “앞으로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지역일 수록 주택 보험 비용이 급등하는 동시에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퍼스트 스트릿은 향후 30년간 자연재해에 영향을 받는 지역이 최소 7만곳를 넘길 것이라며 그 결과 약 5500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구이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전역에서 앞으로 30년 내에 총 2만1750개 지역에서 인구가 급감해 사실상 버려진 지역이 되고 9036개 지역은 인구 감소, 그리고 2만5594개 지역은 인구 정체될 것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자연재해 위험 지역에서는 향후 30여년간 평균 1.7%의 인구가 감소하고 부동산 가치는 6.2%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에 따라 미국의 현재 주택가치 50조달러의 2.94%에 해당하는 1조4천700억달러의 주택가치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도 앞으로 기후 변화가 향후 주택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NAR측은 “바이어들이 집을 구매할 때 기후 리스크가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문제로 직결된 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주택 매입시 기후 위험을 고려해 결정을 내리게 되면 지역별로 주택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후변화는 보험 업계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평가된다.

최근 프랑스 보험협회가 발표한 연례 지표에 따르면 기후 변화는 사이버 해킹과 함께 각국 보험 회사들이 평가한 주요 위험 요인 1위에 올랐다. 기후 변화는 그동안 최고 위험 순위 2위였지만 최근 전 세계적인 자연 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연례 지표 발표 이래 최초로 1위에 랭크됐다.

지난 한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자연 재해에 따른 보험 보상 비용은 1천35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스페인의 경우 발렌시아 지방 홍수로 최소 30억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고 보험 보상 및 피해 복구 금액도 최소 45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다. 프랑스에서도 전국적으로 발생한 홍수에 따른 보험 보상금만 10억달러를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LA지역의 산불피해 규모는 2천500억달러로 추정되는 가운데 보험 보상비만 2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최한승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