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6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청구인인 국회 측 대리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증언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그동안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지만, 실제 들은 지시는 “인원을 끄집어내라”였다고 진술했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상황을 통해 ‘국회의원’으로 이해했다고 답했다.

헌법재판소는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9분께까지 6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증인으로는 김현태 707 특수임무단장, 곽 전 사령관,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출석했다. 이날 신문은 12·3 비상계엄 당일 국회로 출동한 707 특임단 인원들이 받은 지시의 내용을 두고 벌어졌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6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유튜브에 출연해 대통령과 1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후 12월 9일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이 문을 열고 데리고 나오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했다. 다음날인 12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서는 2차례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두번째 통화에서는 “대통령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6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 측 대리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곽 전 사령관의 공소장에는 이를 바탕으로 곽 전 사령관이 김현태 707 임무단장과 이모 제1공수여단장에게 “유리창을 깨고서라도 국회 본관 안으로 진입하라”, “국회의원이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 “본회의장 문을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 “대통령님 지시다”라는 말을 했다고 적혀있다.

정형식 헌법재판관은 곽 전 사령관에게 “증인의 해석을 빼고 들은 이야기에 대해서만 말하라”며 그날 들은 지시에 대해 물었다. 곽 전 사령관은 12월 4일 0시 30분께 윤 대통령이 전화해 “의결 정족수가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다 끄집어내라”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35분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전화로 추가로 지시를 내렸으나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상황에서 ‘인원’은 국회의원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당시 곽 전 사령관은 지휘통제실에서 현장 상황을 모니터로 보고 있었다. 곽 전 사령관은 “화면 왼쪽 TV에 국회의장과 인원들이 들어오고 있는 상태에서 (지시가) 각인됐다. 명확하게 국회의원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이후 35분께부터 김용현 전 장관이 곽 전 사령관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고 같은 취지의 지시로 받아들였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6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의 답변을 들은 뒤 발언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윤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 증인신문 이후 직접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의원을 끌어내리라고 했다는 것은 (본인이) 의원으로 이해했다는 것이다. 제가 쓰지 않은 것”이라며 “‘인원’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사람이라는 표현을 두고 인원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강렬하게 지시를 했다면 1, 2차례라도 저나 장관이 전화해서 확인했을 것이다. 도무지 상식적이지 않다”며 “상식 선에서 들여다 봐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김 단장은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김 단장은 “‘끌어내라’, ‘국회의원’ 지시를 들은 적은 없는 걸로 기억한다”며 “(국회로) 빨리 들어가라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