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우크라, 5천억달러 광물협정 타결 임박

미국 “이번주 합의에 서명 예상”

젤렌스키, 반발 속 수용의사 표명

나토 가입 땐 대통령 사퇴 의사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및 재정 지원에 대한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요구해온 광물협정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반발하면서도 다른 방법이 없다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온다면, 내가 정말 이 자리에서 떠나기를 바란다면 나는 준비돼 있다”며 “조건이 즉시 제공된다면 나는 나토와 그것(대통령직)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미국과 러시아가 종전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나토 가입을 ‘레드 라인’으로 내건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미국 측의 요구액이 지나치게 크다며 광물협정 서명을 거부해왔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면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인들이 10세대에 걸쳐 갚아야 할 무엇에 서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미국의 조건이 ‘너희가 협정에 서명하지 않으면 우리는 도와주지 않겠다’라는 것이라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며 “우리가 (협정 체결을) 강요받고 그것 없이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아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저녁 부로 5000억달러(약 720조원)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AP 통신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합의에 근접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도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광물 협상 상황에 대해 “난 이번 주 합의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출한 자금을 환수하고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명목으로 우크라이나에 광물협정 체결을 요구했다.

협정문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광물, 가스, 원유 등 천연자원뿐만 아니라 항만과 다른 기반 시설에서 창출하는 수입의 절반을 미국에 넘긴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우크라이나의 자원 수입은 미국이 100% 지분을 갖게 되는 기금에 투입되며, 우크라이나는 기금액이 5000억달러에 달할 때까지 계속 돈을 넣어야 한다. NYT는 “협정이 체결될 경우 조성된 기금은 재건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독재자라 비난한 것에 대해 “진짜 독재자였다면 기분이 상했겠지만 나는 독재자가 아니다.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라며 괘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 “단순한 중재자 이상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며 “러시아로부터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안보를 보장해 달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 3주년인 24일 중요한 정상회의가 열린다면서 “아마도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 회의에 13명의 지도자가 대면으로, 24명의 지도자는 온라인으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이 참여한 기자회견도 따로 마련됐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군의 최전선 탄약 수요의 50%를 북한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170㎜ 자주곡사포와 240㎜ 다연장 로켓 발사 시스템도 대규모로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율리아 스비리덴코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현재 러시아군에 점령된 영토에 약 3500억달러(약 503조4750억원) 상당의 중요 자원이 매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희토류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에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은 “해결책이 있고 대안이 있다”며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답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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