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출신 에인절 인, 로컬 캐디와 72홀 최소타 합작…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

우승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는 에인절 인. [사진=L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로스앤젤레스(LA) 출신 에인절 인(미국)이 LPGA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총상금 170만 달러)에서 태국인 로컬 캐디와 함께 투어 사상 72홀 최소타 신기록을 작성하며 우승했다.

중국계 2세인 에인절은 23일(현지시간) 태국 파타야 인근 시암 컨트리클럽 올드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아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 합계 28언더파 260타(67-64-64-65)를 적어낸 에인절은 이날 하루에만 11타를 줄이며 맹추격한 2위 이와이 아키에(일본)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 2023년 뷰익 LPGA 상하이에서 투어 첫 승을 거둔 후 2승째다.

에인절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260타는 지난 2001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꿈의 59타’를 작성하며 우승한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대회에서 기록한 27언더파(65-59-68-68)를 1타 경신한 LPGA투어 72홀 최소타 신기록이다. 또한 지난 2022년 난나 코에체 매드슨(덴마크)과 린시유(중국)가 기록한 4라운드 합계 26언더파 262타를 2타 경신한 토너먼트 72홀 최소타 신기록이기도 하다.

에인절은 이번 우승을 태국인 로컬 캐디와 함께 합작해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다. 에인절은 대회 직전 아파서 백을 메기 어렵게 된 자신의 캐디 미셸 심슨 대신 급하게 구한 로컬 캐디와 우승하는 놀라운 인연의 주인공이 됐다, 임시 캐디인 태국인 삭차이 시리마야는 일본 시니어투어와 아시안투어에서 활동중인 전문 캐디다.

5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에인절은 여유있는 타수 차에도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프로암 파티에서야 존재를 알게 된 2위 아키에의 실력이 만만찮았기 때문.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 아키에는 대회 첫날 코스레코드인 10언더파 62타를 쳐 출전선수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키에는 최종라운드에서 12번 홀까지 버디만 8개를 잡아 에인절을 따라잡았다. 공동 선두를 허용한 에인절은 그러나 승부처에서 3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13~15번 홀에서 3홀 연속 버디를 잡아 1타 차 선두를 회복한 에인절은 17번 홀(파4)에서 3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친 아키에의 실수 덕에 1타 더 달아나며 우승의 8부 능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아키에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다시 동타를 만들었다. 그린 에지에서 퍼터로 굴린 6m 거리의 내리막 이글 퍼트가 홀 중앙을 파고든 것. 2온 후 8m 거리의 이글 퍼트를 홀 80cm 옆에 붙인 에인절은 그러나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피말리던 승부를 1타 차 승리로 마무리했다.

에인절은 우승 후 “아키에가 첫날 10언더파를 친데다 대회 코스가 몰아치기가 자주 나오는 코스라 5타 차 리드에도 편안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계속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에인절은 이어 “지난 해 이맘 때엔 오스트리아에서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휠체어에 앉아있었다”며 “이번 우승이 내게 주는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준우승을 거둔 아키에는 이번 대회에서 코스 레코드를 두 차례나 작성하는 만만찮은 실력을 뽐내 올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주목받게 됐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6승을 거둔 아키에는 첫날엔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아 10언더파 62타를 쳤으며 마지막 날엔 이글 1개에 버디 10개(보기 1개)를 잡아내며 11언더파 61타를 몰아치는 파괴력을 뽐냈다.

아키에는 경기 후 “한 때 에인절을 따라 잡았지만 이후 파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에인절은 완벽하게 플레이했다. 그녀가 나보다 플레이를 잘했다”며 쿨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지난 주 유럽여자투어(LET) PIF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세계랭킹 2위 지노 티티쿤(태국)은 마지막 날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6언더파를 몰아쳐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티티쿤은 2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한 후 나머지 홀에서 버디만 8개를 잡았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패티 타바타나킷(태국)은 7언더파 65타를 때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모리야 주타누간(이상 태국)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선 태국 선수가 톱5에 3명이나 드는 강세를 보였다.

개막전 우승자인 김아림은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단독 6위에 올랐다. 한국선수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김아림은 두 대회 연속 톱10에 드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 대회에서 세 차례나 우승한 베테랑 양희영은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파운더스컵 우승자인 노예림(미국)과 함께 공동 11위에 자리했다. 유해란은 마지막 17, 18번 홀의 연속 보기에도 불구하고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1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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