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기준금리 두번 내렸지만…대출금리 올라
올해 가산금리 낮췄지만…예금금리 인하 속도↑
예대마진 ‘쑥’…당국, 연이어 대출금리 인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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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추면서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에서는 실태 조사를 실시하는 등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챗GPT를 사용해 제작]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추면서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과 11월 한국은행이 두 번 연속 0.25%P씩 기준금리를 내릴 동안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5대 시중은행의 9월 기준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04~4.47%였는데 12월에는 4.49~5.17%로 약 0.5%P가량 높아졌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로 구성된다. 기준금리는 시장·조달금리를 반영한 금리, 가산금리는 은행의 업무원가, 법적비용 등을 반영한 금리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가 떨어지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권이 신규 대출에 대한 가산금리를 높이면서 대출금리가 오히려 더 높아지는 현상이 빚어졌다.
올해 대출 총량이 재설정된 은행권은 하나둘씩 가산금리를 낮추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 기조를 고려하면 그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출과 다르게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적극적으로 낮추면서 ‘이자장사’로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지난 23일과 20일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3.00%에서 2.95%로 낮췄다. 앞서 SC제일은행, 하나은행 등도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1년 만기)는 최저 연 2.95%, 최고 연 3.30% 수준이다. 조만간 모든 은행의 금리가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출 금리보다 예금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르면서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도 커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43%포인트로 4개월 연속 커졌다. 높은 예대금리차를 바탕으로 4대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4대 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6조4205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그중 이자이익만 41조8760억원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역대 최다다.
당국에서는 여러 차례 대출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압박하고 있다. 가격 개입에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시장논리상 대출금리가 낮아져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떨어지고, 대출금리도 그만큼 떨어질 경우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9조1000억원 줄어든다.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약 46만3000원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4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라는 게 기본적으로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며 “이제는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간담회에 연이어 금리 인하를 에둘러 압박한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16일 금융 상황 점검 회의에서 “가계·기업이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대출 금리 전달 경로와 가산금리 추이를 자세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은 최근 은행 20곳에 공문을 보내 차주별·상품별로 준거·가산금리 변동내역과 근거, 우대금리 적용 현황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기준금리에서 준거금리, 은행별 대출금리 전달경로와 가산금리 변동내역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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