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떠난 입시전문가 “맹모삼천지교 성과 나려면 아이가 맹자여야”

심정섭 더나음연구소장, YTN라디오 인터뷰


대치동 ‘제이미 맘’ 이소담으로 변신한 개그우먼 이수지. 4세 아들을 수학 학원에 보내고, 영어 원어민 선생과 통화하며, 재기차기 과외 선생을 찾아주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튜브 ‘핫이슈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7세 고시’ ‘4세 고시’ 등으로 선행 나이가 어려지는 데 대해 입시·학군 전문가는 “유초등 때 자기 힘이 아닌 어른들의 도움으로 자기 진도보다 앞서 빨리 공부했다고 해서 수능에서 결과가 다 좋은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심정섭 더나음연구소장은 25일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영유아 시기 선행학습식 교육이 수능 입시까지 효과를 볼 수 있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심 소장은 “‘빨리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냐”며 “현행 내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거품 가득한 양적 선행을 시키며 ‘중학생인데 이미 고교 과정을 공부한다’ 식의 과잉 사교육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양적 선행보다 자신 있는 과목을 좀 더 몰입해서 공부하는 질적 몰입이 더 중요하며, 이런 질적 몰입을 많이 한 학생들이 입시에서도 좀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은 상대평가 등수 경쟁인 우리나라 입시체계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우위를 정하자는 부모의 욕구가 이런(7세 고시) 현상을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심 소장은 “유초등 시절에는 시골에서 자연과 교감하고 학생 수가 적은 교실에서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을 충분히 받고 친구들과 많이 놀면서 몸 튼튼, 마음 튼튼하게 자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자신의 자녀들은 대치동을 떠나 충북 증평에서 기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치 학군지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문제집 푸는 공부로 좋은 대학을 가려고 하는 학생과 학부모, 그런 문제집을 푸는 공부를 잘 가르칠 수 있는 교육 인프라와 선생님, 콘텐츠 개발 인력들이 제일 많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수능 대비 경쟁력이 있는 학군은 서울 대치동, 목동, 대구 수성구 정도로 그 중 대치동 영향력은 목동이나 대구 수성구를 두세 배 이상 넘어서는 압도적인 1등이다”며 “그렇기에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문제집 푸는 공부로 입시 승부를 보겠다며 대치동으로 오는 현상들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소장은 “우리 교육 문제는 이성과 합리의 문제가 아니라 비교 경쟁의 심리적인 문제이다”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대치동이나 목동 등에서 영유아를 영어학원에 보내는 등 입시를 위해 일찍 달리는 모습을 보면 ‘나도 저렇게 하지 않으면 이상해질 것 같다’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며 “소신 있는 가정이라면 초등 저학년 때는 가정 형편에 맞는 곳에 거주하면서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다음, 필요하다면 (경쟁이 좀 더 치열한) 학군지로 가는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심 소장은 “어떤 아이들은 오히려 대치동에 와서 내신 경쟁에 밀리고 결국 재수, 삼수해서 수능 점수 기반의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 수준이나 원래 있던 곳에서 내신을 잘 받고, 수능 최저를 맞춰서 갈 수 있는 대학이 별 차이가 없거나 더 낮은 경우도 있다”라고 했다.

이어 “흔히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고 하는데 맹모삼천지교로 교육적 성과가 나려면 아이가 맹자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무조건 대치동에 온다고 입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며 “아이의 문제지 푸는 능력이나 멘탈 등 비인지적 능력을 고려하고, 우리 가정 형편에 맞춰 무리 없는 학군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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