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선방한 한국과 중국 순매수액은 오히려 하락세
“장기 우상향 보여준 美 사이클 반영 저가 매수세 유입”
“코스피, 지수 하단이 어느 선에서 구축될지가 관건”
“중국, 3월 중순 기술주 실적이 관세 이슈보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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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3월 미국 주식시장이 고꾸라지고 한국과 중국 시장은 선방했음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머니무브는 오히려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의 조정에 서학개미들의 매수 심리가 더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1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주요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월 마지막 주 5거래일 동안 총 -0.96%로 소폭 하락했으나 3월 첫째 주 -3.07%로 주가 하락 폭이 커졌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또한 2월 마지막 주 0.95%의 상승률에서 3월 -2.37%로 주가가 크게 빠졌다.
반면 3월 첫째 주 흔들린 미장 대비 한국과 중국 증시는 안정세를 유지했다. 코스피는 2월 마지막 주 -4.59%로 부진한 성과를 보이다 3월 첫째 주 1.21%로 올랐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주요 주가지수인 상해종합지수의 한 주간 주가 증감률은 2월 마지막 주 -1.72%에서 3월 첫째 주에 1.56%로 오르며 플러스로 전환했다. 항셍 지수 또한 같은 기간 -2.29%에서 5.62%로 두드러진 주가 수익률을 보였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의 지갑은 ‘미국’에 열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한 주간 미국 주식 16억7832만달러를 순매수했다. 2월 마지막 주엔 15억2156만달러였는데 미국 증시 부진에도 오히려 순매수액이 증가한 것이다.
순매수한 종목 순위는 똑같았다. 2주 동안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일일 성과를 3배 추종하는 ‘디렉션데일리세미컨덕터스불(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으며 2위는 테슬라 2배 레버리지 상품(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이다.
중국은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지난 한 주간 순매수액은 1415만달러에서 765만달러로 크게 줄었다.
국내 주식 순매수액도 줄어들었다. 2월 마지막 주 코스피(개인투자자 기준·ETF·ETN·ELW 제외) 순매수액은 2조9982억원에서 지난주 -2679억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장기 우상향을 보여준 미국 시장 대비 단기 상승과 급락을 반복해 온 국내 증시와 중국 증시에 대한 사이클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은 산다’라는 마인드가 있다”며 “이는 최근 10년 투자자들이 몸소 미국은 장기전이라는 경험을 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장은 조정을 받으면 저가 매수세가 늘어나지만, 한국과 중국은 미국에 영향을 받는 높은 변동성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게 반복된다”고 짚었다.
따라서 10일 불거진 미국 경기침체와 고율의 관세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트럼프 발언에 급락한 뉴욕 증시의 영향으로 이번엔 하방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올해 들어 미국 증시 조정에도 강한 맷집을 보인 코스피 특성상 지수 하단이 어느 선에서 구축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경기) 침체 관련 발언은 전날 국내 증시에 일정 부분 선반영된 것도 있다”며 “간밤 미 증시 폭락은 투매에 가까운 성격이 짙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을 전망하는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간 (세계 증시에서) 마이너리그였던 중국의 경우 지수가 반등할 때마다 국내 투자자가 미국처럼 따라잡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중국은 3월 중순 이후 현재 중국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주요 기술주의 실적 발표가 중요 요인이 될 것으로, 오히려 관세나 매크로 이슈는 ‘단기 빌미’”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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