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챔피언결정전 2연승
1승 더하면 6년만의 챔피언 등극
“우승하고 울어도 예쁘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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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경과 흥국생명 선수들이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정관장과 2차전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의 라스트댄스가 이제 단 한걸음 남았다.
흥국생명이 은퇴를 앞둔 김연경의 맹활약에 힘입어 6년 만의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놨다.
흥국생명은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5전 3승제) 2차전에서 0-2로 뒤지다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3-2의 짜릿한 역스윕에 성공했다.
안방에서 2연승을 거둔 흥국생명은 4일 오후 7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릴 3차전에서 승리하면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5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는다.
국내 복귀 이후 챔피언결정전에서 3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김연경도 1승만 추가하면 빛나는 우승컵을 들고 팬들과 행복한 이별을 할 수 있게 됐다.
흥국생명은 경기 초반 정관장 부키리치와 메가의 쌍포에 속수무책으로 뚫리며 내리 1,2세트를 내줬다. 3세트에도 20-22로 뒤처지며 패색이 짙던 흥국생명은 그러나 김연경의 노련한 활약으로 기적같은 5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김연경이 퀵오픈으로 21-22를 만든 뒤 서브권을 가져왔고, 이어 날카로운 서브로 정관장 리시브를 무너뜨렸다. 흥국생명은 표승주의 리시브가 그대로 네트를 넘어오자 투트쿠의 정확한 공격으로 22-22 동점을 만들었다. 김연경의 강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린 정관장은 메가와 부키리치가 잇따라 공격 범실을 저질렀고 흥국생명은 25-22로 3세트를 가져왔다.
김연경이 살아나면서 흥국생명 선수들도 살아났다. 무서운 기세를 몰아치며 흥국생명이 4세트와 5세트를 잇따라 따내자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핑크빛 물결과 함성으로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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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경이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정관장과 2차전서 득점에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 |
김연경은 승리 후 기쁨을 표하면서도 부상 선수가 속출한 가운데서도 투혼을 펼친 정관장에 존경심을 표했다.
김연경은 “이쯤 되면 두 팀 다 힘들다. 정관장은 힘들면 살살해도 될 거 같은데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대단하다”고 웃으며 “우리 팀도 부상 선수가 많다. 밀리지 않은 저희도 대단하다. 3차전도 쉽게 가고 싶지만, 또 어려운 경기를 할 거다. 여러 가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이제 1승만 추가하면 20년간 누볐던 코트를 떠난다.
그는 “경기 끝나고 약간 울컥했다. 이제 한 경기만 이기면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이 나더라. 그래도 오늘이 마지막 홈경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은퇴를 앞두고 “울지 않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한 김연경은 그러나 “오늘 봐서는 울 것 같다”며 “너무 펑펑 울면 좀 그러니까 적당히 울겠다. 우승하고 펑펑 울더라도 예쁘게 봐 달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