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용보험 가입기준 ‘근로시간→소득’ 바꾼다

예술인 고용보험 홍보영상에 재능기부한 배우 유선 [근로복지공단 제공]


정부, 고용보험 가입 기준 ‘시간→보수’ 개편
고용보험 가입률 91.7%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 존재
OECD 주요국도 ‘보수’ 기준 적용 “국세소득정보 활용해 가입 촉진”
정치권도 필요성 ‘공감’…국힘, 개정안 발의·민주, 대선 공약에 포함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고용보험 가입 기준을 현행 ‘소정 근로시간’에서 ‘소득(보수)’으로 개편을 추진한다. 소득 기준으로 변경할 경우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가장 방대한 자료인 국세소득정보를 활용해 고용보험 신고 누락으로 가입하지 못한 이들까지 손쉽게 가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고용보험 가입 대상은 ‘월 60시간(주 15시간)이상 근로하는 자’로 명시돼 있다. 정부는 이 기준을 ‘소득(보수)’ 기준으로 개편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영세 사업장·비정규직 근로자 등으로 적용범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태스크포스(TF)에서 이를 논의해왔고 관련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9월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고용보험 가입률은 2006년 83.5%에서 2010년 86.0%, 2015년 89.3%, 2020년 90.3%, 2023년 91.7%로 매년 늘고 있다. 가입자(상용근로자 기준) 역시 1996년 432만명에서 2024년 1531만명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적용 사업장은 4만개소에서 257만개소로 대폭 늘었다. 사업장 확대는 고용보험 가입률 증가로 이어졌다. 1998년 이전 30인 이상 사업장에만 해당됐던 적용 사업장 범위가 1998년 1인 이상으로 확대되며 거의 모든 사업장이 포함됐다. 이어 2004년에는 일용근로자, 2012년에는 자영업자도 가입할 수 있게 했다. 2020년 예술인에 이어 2021년과 2022년 노무제공자와 플랫폼종사자도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2023년 가입률은 91.7%까지 치솟았다.

다만 여전히 8.3%의 국민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약자들이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고용보험 가입 기준을 근로시간에서 소득으로 고쳐 국세소득정보를 활용해 가입 누락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등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는 고용보험 가입 기준을 소득기준으로 적용, 가입 누락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법이 개정되면, 노무제공자들에 대한 가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무제공자는 ‘근로자가 아니면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고 해당 사업자나 노무수령자에게 일정한 대가를 받는 이’들로 플랫폼 근로자들이 대표적이다. 작년 산재보험에 가입한 노무제공자는 131만8359명으로 2023년(80만1386명)보다 51만6937명(64.5%) 증가했지만, 고용보험에 가입한 노무제공자는 여전히 82만7000명 수준에 그친다.

정치권 역시 해당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7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고용보험 적용 기준을 근로자의 ‘소정 근로시간’에서 ‘소득’(보수)으로 개편하는 ‘고용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 ‘전국민 고용보험제도’라는 이름으로 해당 정책을 추진해왔던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공약에 이를 담았다. 전날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는 ‘사회·정치·외교·안보 분야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된 전 국민 고용보험을, 자격 기반이 아닌 소득 기반의 전 국민 소득보험으로 크게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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